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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유지했지만 금품수수 의혹, 신천지 관련 동영상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검증관문이 서서히 치열해지는 양상인데 반 총장이 어떻게 돌파해갈지 주목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9일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율(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에 따르면 반 총장은 지난주보다 1.2%포인트 오른 24.5%로 2주 연속 1위를 달렸다.
반 총장은 다른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조금씩 떨어진 것과 대조적으로 유일하게 3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0.3%포인트 하락한 22.8%로 전주에 이어 또다시 반 총장에 밀리며 2위에 그쳤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4%포인트 하락한 10.9%로 두 자릿수 지지율이 위협받게 됐다.
이 시장은 촛불정국에서 ‘사이다’ 발언으로 존재감을 키웠지만 ‘반문 연대’ 발언으로 역풍을 맞은 이후 반전의 계기를 잡지 못한 채 하향세가 뚜렷하다.
정당지지도에서는 민주당이 33.7%로 1위를 유지했다. 눈에 띄는 것은 27일 창당한 개혁보수신당이 17.4%의 지지율로 단숨에 2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전주 대비 6.6%포인트나 급락하며 3위로 주저앉았다.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반 총장 입장에서 상승하는 지지율은 반갑지만 잇따르는 ‘악재’는 고민거리다.
반 총장은 최근 신천지 관련 홍보 동영상에서 이 단체 김남희 대표와 악수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신천지 관련단체인 세계여성평화그룹(IWPG)은 10일 유튜브에 ‘On Air IWPG Group이라는 제목의 홍보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후계자로 꼽히는 김남희 IWPG 대표와 반 총장이 악수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신천지는 1960년대 개신교 신종파운동에 뿌리를 둔 신흥종교인데 주류 기독교에서는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남희 대표는 연로한 이만희 총회장의 뒤를 이어 차기 총회장으로 거명될 정도로 ‘실세’로 꼽힌다.
논란이 일자 반 총장 측은 “김 대표를 전혀 모른다”고 진화에 나섰다. 반 총장이 올해 뉴욕에서 열린 ‘세계여성 평화의 날’ 행사에 참석한 김 대표와 우연히 사진을 찍을 것일 뿐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 총장 측 관계자는 “공개행사에 온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자고 하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거절하기 어렵다”면서 “그동안 이렇게 사진을 찍자고 하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반 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보도도 계속 나오고 있다. 반 총장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반 총장의 ‘청렴이미지’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조기대선이 다가오면서 지지율 1위의 반 총장에 대한 검증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살벌한 정치판이 아닌 '신사적인' 외교무대에서 평생을 살아온 반 총장으로서는 사실상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