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영국 인디펜던트는 영국 자선단체 크리스찬에이드의 보고서를 인용해 2100년 커피 재배지가 현재보다 절반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크리스찬에이드는 영국 정부가 커피 재배지 감소는 기후변화에 따른 결과라며 영국 정부가 재정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에티오피아의 한 경작지가 심각한 가뭄을 겪는 모습. < Getty Images >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인들도 선호하는 브라질, 베트남 등 주요 커피 생산지에서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땅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자선단체는 정부가 이들 지역에 적절한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는 영국 자선단체 크리스찬에이드의 보고서를 인용해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국제적으로 합의된 목표에 부합하더라도 2100년까지 커피를 생산할 수 있는 토지는 지금보다 54%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크리스찬에이드는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에 따라 지구 기온의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이하로 막더라도 커피 재배지가 급감한다고 관측한 것이다.
영국에서 마시는 커피의 절반 이상이 기후 변화에 특히 취약한 브라질과 베트남 두 나라에서 수입되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지난주 44.1도를 가록해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등 이미 극단적 기상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브라질과 베트남은 한국으로 수입되는 커피 생두의 44%를 수출하는 국가이기도 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으로 수입되는 생두의 26%는 브라질이, 18%는 베트남이 차지하고 있다.
크리스찬에이드는 기온 상승, 불규칙한 강수량, 질병, 가뭄, 산사태 등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커피 재배지의 감소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봤다.
커피를 주요 수출품으로 삼고 있는 에티오피아의 한 농부는 “커피 생산자로서 커피를 생산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기후는 해마다 변하고 예측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크리스찬에이드가 단순히 커피 재배지 감소가 문제라고 지적한 것은 아니다.
크리스찬에이드의 에티오피아 지역 관리자는 “아프리카 지역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만 배출하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된다”며 “커피 산업은 에티오피아의 가장 중요한 수출품이며 상당한 고용을 창출하지만 지금은 기후변화 탓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 정부는 서방 민간 채권자들이 세계 최빈국의 부채를 탕감하도록 하는 것부터 시작해 기후위기에 따른 손실이나 피해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재원을 동원하는 등의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테일러 영국 공정무역재단 수석 정책 매니저는 “크리스찬에이드의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재앙적 결과가 커피 농부들의 생계뿐 아니라 작물의 미래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영국 정부의 재정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국커피협회의 2017년 집계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하루에 9800만 잔가량의 커피가 소비되며 커피 관련 산업은 21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크리스찬에이드가 영국 성인 21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커피 및 기후변화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7%는 기후변화가 영국 커피 가격과 맛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한다고 답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69%는 커피를 재배하는 농부들의 소득 다각화를 지원하는 등 영국 정부가 식량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봤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