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3-02-23 11: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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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도시정비 수주 격전지가 될 사업장에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의 출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올해가 두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도시정비 수주 1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형 도시정비 사업장에서 오티에르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어 한 사장이 취임 이후 이어온 도시정비 수주기록 경신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들어 벌써 도시정비 수주 1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23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25일 부산 상록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따내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먼저 도시정비 신규수주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서울 방배신동아 아파트 재건축(3746억 원), 경기 평촌 초원세경아파트 리모델링(2446억 원), 신당8구역 재개발(3746억 원)을 따내 9938억 원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확보했다.
부산 상록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은 부산 해운대구 세실로 7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20층, 공동주택 1104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으로 예상 공사비는 3889억 원이다. 포스코건설은 앞서 조합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돼 25일 무난히 이 사업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부산에서 최초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리모델링사업이다. 한 사장은 리모델링사업 강점을 내세워 부산 리모델링시장을 적극 두드리고 있는데 이번 수주로 부산 지역에서 리모델링 수주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산 해운대신시가지(그린시티)에서 꾸준한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대신시가지는 10.11㎞ 부지에 3만3천 세대 수용을 목표로 1991년부터 1997년까지 개발됐다. 정부가 6일 내놓은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대상에 포함돼 정비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신시가지는 2021년 7월 리모델링사업 추진을 위한 연합단체를 발족했다. 상록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이 순항하는 모습을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리모델링사업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사장은 서울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내세워 대규모 정비사업 수주를 따내 입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한 사장이 취임한 2020년 이후 포스코건설은 도시정비 신규수주 신기록을 경신해왔지만 서울 지역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도시정비업계에서 꾸준히 나왔다.
실제 포스코건설은 2021년 서울에서 5693억 원을 수주했는데 4조813억 원의 신규수주의 14% 수준에 그쳤다. 2022년에는 서울에서 9539억 원의 신규수주를 올렸지만 전체(4조5892억 원)의 20%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 사장은 지난해 7월 오티에르를 출시하고 서울 강남 방배동신동아 재건축사업, 강북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한 만큼 올해 서울 지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1천 세대), 한남5구역 재개발(2555세대), 남산타운 리모델링(5150세대), 우성 2·3단지·극동·신동아4 리모델링(우극신, 5054세대),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1277세대) 등은 한 사장이 오티에르로 도전장을 낼 만한 곳으로 꼽힌다.
5개 사업지 모두 공사비가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시공사 선정도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아파트 재건축 운영위원회는 9월 정비계획 변경 인가 뒤 시공사 선정을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남산타운 리모델링사업도 속도가 붙고 있다. 그동안 서울형 추진위원회와 주민주도형 준비위원회로 나눠져 별개 활동을 해왔지만 최근 두 조직이 통합해 남산타운 리모델링 통합위원회를 발족했다.
추진위는 각각 징구한 리모델링 동의서를 합하면 동의율이 50%가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동의율 요건인 66.7%를 채워 상반기 조합을 설립하고 올해 안에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극신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2월 초 동작구청에 조합설립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르면 3월에 인가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남5구역 재개발조합도 연말에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고 개포주공5단지는 지난해 12월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해 5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사장이 이들 사업지를 수주하는 일이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 경쟁사들 역시 수주를 위한 물밑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 외에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가 현수막을 내걸었다, 남산타운 리모델링사업은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은 삼성물산, GS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이 물밑작업에 나서고 있다.
우극신 리모델링사업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쌍용건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이들을 물리치고 수주에 성공하면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만큼 한 사장이 더욱 철저한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수주한 방배신동아, 신당8구역 정비사업은 각각 현대건설, 대우건설과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두 건설사가 입찰을 포기해 포스코건설이 단독입찰로 이 사업들을 가져갔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에서 꾸준히 최대실적을 경신해오고 있고 올해 초부터 시공권을 잇따라 확보한 만큼 하이에드 브래드 오티에르를 앞세워 여의도, 압구정, 개포동 등 사업지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