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3-01-03 16: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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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고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속도감 있는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하나투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 따라 큰 타격을 받았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동남아와 일본 등의 코로나19 방역 빗장이 풀리면서 모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이사 사장이 단독 대표로 하나투어를 이끌게 됐다. 지난해 말부터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방역 빗장이 풀리면서 올해는 본격적으로 해외 여행 수요의 회복도 예상돼 하나투어의 흑자전환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3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새해 들어 송미선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고 본격적인 해외여행 재개를 대비한 일본과 동남아 여행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고 엔화의 가치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다시 인기 관광지로 떠올랐고 동남아 지역은 따뜻한 기후로 겨울철 여행객을 모으는 관광지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말 출시했던 일본 마라톤 대회 참가 패키지 여행 상품이 큰 인기를 끌자 올해 동남아 및 사이판 지역 마라톤 대회 등에 참가하는 맞춤형 패키지 상품을 더 늘릴 계획을 세웠다.
또한 일본 여행 상품으로 온천 기획전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2023년 하나투어가 선보일 일본 여행 상품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본 여행 수요 증가로 하나투어의 1~2월 일본 예약률이 증가해 1월 기준으로 7만5천 명 수준을 기록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3~4월에는 월간 손익분기점 달성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지난해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방역 빗장이 풀린 뒤로 하나투어의 모객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 2022년 하나투어의 전체 송출객은 약 53만5천 명으로 2021년 4만2천 명과 비교해 대폭 늘어났다.
해외 항공권 발행실적도 지난해 큰폭으로 증가했다.
하나투어는 2022년 해외 항공권 발행 실적 6939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해 580.2%가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 해외 항공권 발매 비중은 동남아가 39.6%로 가장 높았고 일본이 21.9%로 뒤를 이었다.
하나투어는 여행 수요의 증가를 대비해 지난해부터 여행 상품을 재정비했다.
우선 패키지 여행 상품 '하나팩2.0', 하나투어만의 특별한 여행을 콘셉트로 한 '하나 오리지널(Original)'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하나팩2.0은 송 대표가 지난해 5월 선보인 상품으로 단체 쇼핑센터 방문 일정을 없애고 선택관광·기사 및 가이드 경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 패키지 상품이다.
하나팩2.0은 출시되자마자 하나투어의 주력 매출원이 됐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2022년 패키지 여행 상품 판매 가운데 하나팩2.0은 65.4%의 비중을 차지했다.
늘어날 업무에 대비해 인력도 미리 충원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직원 수가 1204명으로 같은 해 상반기보다 16%가 늘어났다. 또한 지난달 11일에는 3년 만에 신입사원 62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까지 육경건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하나투어를 이끌어온 송 대표는 올해 들어서 홀로 회사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그만큼 송 대표에게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하나투어의 흑자전환이 절실하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2022년 매출 1223억 원, 영업손실 1019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2021년보다 매출은 204.2% 늘고 영업손실은 19.9% 줄어든 것이다.
하나투어가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바뀐 것은 2008년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송 대표는 하나투어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출신으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매니징디렉터 파트너를 지내다 2020년 3월 하나투어에 합류했다.
여행업계 일각에서는 송미선 단독 대표 체제를 두고 IMM프라이빗에쿼티가 향후 하나투어 지분 매각을 위한 독자경영 행보에 나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통상 사모펀드는 투자 이후 5년이 지나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서는데 IMM프라이빗에쿼티는 2020년 3월 하나투어의 지분을 인수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는 2020년 3월 주당 5만5500원에 총 1289억 원을 들여 하나투어 지분 16.67%를 취득했다. 2022년 3분기 말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이 16.68%까지 늘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