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아가 최근 강점인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라인업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도 무서운 속도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기아는 현대차와 한 식구로 '아우'격이지만 국내 자동차시장 1위를 놓고 '형님' 현대차 브랜드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18일 자동차 통계회사 카이즈유에 따르면 올해 8월 처음으로 국내 신차등록 기준으로 기아가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체 신차등록 대수를 넘어섰다. 현대차는 새 그랜저와 아이오닉6으로 추격을 뿌리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사진은 위장막을 쓰고 주행 중인 7세대 그랜저로 블로그 메트로나이트 갈무리.
현대차는 하반기 국내 부동의 1위이자 베스트셀링 모델 그랜저의 완전변경 출시를 앞둔 만큼 기아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자동차 통계회사 카이즈유에 따르면 올해 8월 처음으로 국내 신차등록 기준으로 기아가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체 신차등록 대수를 넘어섰다.
국내에서 기아 차량의 신차 등록대수는 8월에만 3만7371대다. 같은 기간 현대차 2만6613대, 제네시스 9380대 등 모두 3만5993대보다 많다.
물론 회사에서 자체 집계한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면 올해 8월 기아 판매량은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합계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기아 브랜드가 현대차 브랜드 위상을 넘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을 여겨진다.
현대차는 현대차와 제네시스 2개 브랜드를 운영하면서도 현대차 자체 브랜드만으로도 국내 1위를 단단히 지켜왔지만 이제는 기아가 현대차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고급브랜드인 만큼 대중적 브랜드 인지도로만 따져봐도 그동안은 현대차가 기아를 앞서 있었다.
특히 각 회사가 집계해 발표하는 판매량을 기준으로도 기아가 현대차보다 많은 자동차를 팔고 있다.
판매량은 회사가 직접 집계한 판매대수이고 신차 등록은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신규 차량으로 두 통계가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의미는 다르다. 예를 들어 7월에 차량을 출고했어도 차량 등록을 8월에 했다면 8월 신차등록 대수에 집계된다.
하지만 기아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1위인 현대차와 각축을 벌이는 것은 신차 등록뿐 아니라 판매량 집계 모두에서 나타난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현대차와 기아에서 집계한 기준으로 현대차는 34만879대(제네시스 제외), 기아는 35만4565대 자동차를 판매했다.
각사 집계 기준 판매량에서 기아가 현대차를 추월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년 전 같은 기간 각 사 집계 기준 국내 판매량은 현대차가 38만8503대(제네시스 제외), 기아가 36만7264대로 현대차가 기아를 앞섰다.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도 현대차는 항상 기아보다 앞서 있었다. 지난해 현대차(제네시스 제외)는 국내에서 연간 56만7769대, 기아는 53만4540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의 8월까지 누적 판매량 격차가 1만3천여 대 수준인 만큼 하반기 주요 신차 출시를 앞둔 현대차가 기아를 다시 추월할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가장 기대작으로 꼽히는 그랜저의 경우 이미 대기 물량만 6만 대로 알려졌다.
그랜저는 2019년부터 5년 연속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 차종인 만큼 완전변경(풀체인지)이 된 그랜저인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늦어도 새 그랜저를 11월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 물량을 얼마나 준비하는 지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새 전기차 아이오닉6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 현대차가 신차를 앞세워 판매량을 확대할 여지는 충분하다.
물론 기아도 강점인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라인업을 통해 국내에서 판매량 확대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대차의 막강한 신차효과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기아는 고성능 전기차 모델 EV6 GT를 제외하고 신차효과를 볼 만한 모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형SUV인 셀토스와 신형 니로EV, 니로플러스, 레이 등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지만 현대차의 그랜저와 같은 주요 모델의 신차 출시는 없다는 얘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SUV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SUV에 강점을 지닌 기아의 브랜드 파워가 강해지고 있다”며 “다만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 출시를 앞둔 만큼 올해 연말까지 판매량에서 기아가 기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