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심화 등 영향으로 세계 거시경제 상황이 최근 수십 년 이래 최악의 수준까지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증권사 모건스탠리 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중국과 유럽뿐 아니라 미국 경제도 갈수록 불안한 상태에 놓이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리세션)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세스 카펜터 모건스탠리 글로벌경제 수석연구원은 9일 증권전문지 제로헤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우리는 최근 수십 년 동안 가장 예측하기 어렵고 혼란스러운 거시경제 상황을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를 이끌 만한 요소가 모두 갖춰진 상태라고 바라봤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이른 시일에 2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상태가 계속 유지된다면 경기 침체를 피할 수도 있지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기준금리 인상과 경제 성장 둔화가 세계 여러 국가로 번지고 있는 만큼 글로벌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을 이끌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중국의 강경한 코로나19 대응 정책으로 가계 소비가 위축되고 생산도 크게 줄었다”며 “상하이와 선전 등 대도시 봉쇄 영향으로 경제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바아봤다.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유가 등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 전망이 갈수록 악화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유럽의 하반기 경제상황이 상반기보다 더 나쁜 흐름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이 결국 유럽의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 국내총생산이 1분기에 이미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조기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가계대출 부담이 커진 데다 당분간 급격한 금리 인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기 침체를 피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미국 경제는 아직 강한 방어 능력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경제상황이 나아갈 방향성은 뚜렷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완화하며 경제 회복세를 되찾고 유럽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감소의 영향을 점차 극복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세계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유럽에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완전히 중단되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결국 미국 등 다른 국가 경제에도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세계 경제에 여러 불운이 작용하면서 경기 침체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며 “미국 연준의 금리정책 역시 경기 침체를 이끄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