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는 현지 시장에서 브랜드 순위가 올라가는 등 입지를 넓혀가고 있지만 흑자전환까지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
SPC그룹은 지주회사인 파리크라상을 통해 파리바게뜨를 운영한다. 파리크라상은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까지도 해외 법인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어 전반적으로 사업에 어려움이 있지만 파리바게뜨가 미국 브랜드 순위를 크게 올렸다는 점은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현지 법인 '파리바게뜨본두'는 2020년 기준 순손실 560억 원가량을 냈다. 2019년보다 순손실 규모가 4배 넘게 불었다.
매출도 떨어졌다. 파리바게뜨본두는 2020년 매출 1164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19년보다 30%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식업계 전반이 큰 타격을 받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희망적인 면도 없지는 않다. 파리바게뜨는 여전히 코로나19의 영향을 계속 받고 있지만 현지에서 반응이 좋아 가맹점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랜차이즈사업은 가맹점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맹점 수가 늘어야 프랜차이즈기업이 받는 로열티가 늘어나고 공급하는 원재료 등의 매출 원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마크 멜 파리바게뜨 미국법인 최고개발책임자(CDO)는 앞서 미국 프랜차이즈 전문지인 ‘프랜차이즈 타임스(Franchise Times)’를 통해 올해 7월16일까지 가맹점 64곳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미국법인의 당초 목표는 50곳이었다.
파리바게뜨는 프랜차이즈 타임스가 최근 발표한 미국에서 영업 중인 프랜차이즈 브랜드 400개 가운데 매출 등을 분석한 브랜드 순위에서 38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16계단 상승했고 외국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50위 안에 들었다.
이 순위는 해당 브랜드가 세계 매장에서 올린 매출을 바탕으로 집계됐다. 미국 현지 매출만으로 산정된 것은 아니지만 경쟁이 치열한 미국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상위를 차지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허 회장은 국내 베이커리시장의 정체와 성장 한계를 고려해 2002년 미국법인을 설립한 뒤 2005년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냈다. 이후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과 어퍼웨스트사이드, 로스엔젤레스(LA) 다운타운 등에 매장을 추가로 열어 현재 매장 수는 100개 가까이 늘렸다.
허 회장은 2018년 창립 70주년을 맞아 수출과 현지진출을 병행해 2030년까지 글로벌사업의 비중을 50%로 높이는 '2030년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