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통령선거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선출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본격적 경쟁이 시작됐다.
각자 고발청부와 대장동 의혹을 안고 있어 역대 대선에서 가장 '문제적' 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의도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 두 정치 아웃사이더들의 대결이기도 한 이번 대선에서 앞으로 경쟁은 어떻게 펼쳐질까?
기존 지지층 결집부터 중도층 확장까지 과제가 많이 남은 만큼 두 사람의 장단점과 움직임을 살펴본다.
■ 방송 : 이슈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김서아 기자
곽 : 안녕하십니까. 채널Who 곽보현입니다.
국민의힘 대통령선거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되며 국민의힘도 본격적 대선체제로 돌입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맞붙게 됩니다.
역대 대선에서 보기 드문 '문제적' 대결로 펼쳐질 것 같습니다. 두 사람 모두 여의도 정치와 멀리 떨어져 있던 아웃사이더였습니다. 고발청부와 대장동으로 대표되는 논란도 여전히 시한폭탄처럼 살아 있습니다. 아무래도 박빙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시간에는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와 함께 두 사람이 대결이 어떻게 전개될지 집중적으로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 : 안녕하십니까,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입니다.
◆ 대장동과 정권교체 외치는 윤석열, 고발청부와 권력교체 외치는 이재명
곽 :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결정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본격적 대결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이 대결의 핵심이 대장동하고 고발청부라는 각자의 리스크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정책대결보다는 그 리스크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상대 공격에 열을 올리다 보면 정말 혼탁하기 짝이 없는 진흙탕 싸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됩니다.
김 :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대립하며 야권의 대선주자로 떠올랐죠.
경선에서 승리하기까지 숱한 논란이 따랐지만 반
문재인 결집으로 지지층이 굳건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에 핍박받았다는 이미지를 부각하며 정권교체를 목표로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가장 큰 논란인 대장동 의혹을 집요하게 파고들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혔던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되면서 거센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바탕도 마련됐고요.
윤 후보는 경선 승리 직후 한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특검에 찬성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게 검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가 부실하고 미흡할 때 하는 것인데 지금 대장동사건은 국민들이 보기에도 늑장수사에 부실수사, 봐주기수사를 하니까 당연히 특검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며 대장동 의혹 특검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윤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 이 후보의 구속 이야기를 여러 차례 언급했는데요.
윤 후보는 9월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은
이재명이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대장동 같은 일은 없을 것이고 화천대유의 주인은 감옥에 갈 것이다”고 적었습니다.
10월14일에도 SNS를 통해 “현재 정황들이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의 공동 정범임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유력 대선후보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곽 : 윤 후보가 검찰총장 출신으로 BBK사건부터 최순실게이트까지 수사를 했었죠.
이런 과거 수사들 덕에 ‘내가 당선되면 나쁜 짓 한 사람들을 감옥에 보내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윤 후보를 지지하는 층에서는 '저쪽의 나쁜 짓들을 확실하게 응징하고 전부 구속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서 지지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어요.
그러면
이재명 후보는 어떨까요?
윤 후보가 대장동으로 공격한다면 이 후보는 당연히 고발청부 의혹을 공격할 것 같은데 지금까지 수사는 어떤가요?
김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경선 발표일이었던 5일 대검찰청 감찰부를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서 2일과 3일 고발청부 의혹의 핵심인물인 손준성 검사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지만 수사에 큰 진전은 없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10월26일 손 검사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일도 있어 공수처가 아예 고발장 작성과 전달과정을 파악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 후보는 줄곧 대장동사업이 대한민국 역사에 유례없는 대규모 공공환수 사례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면서 윤 후보 조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후보는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이해가지 않는다며 “
윤석열 측의 대출비리 묵인, 부친 집 매각, 하나은행 범죄적 설계, 국민의힘 인사들의 민간개발 강요와 부정자금 수수에 수사를 집중하길 바란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반면 윤 후보는 고발청부 의혹과 관련해 별다른 대응 없이 무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곽 : 대장동과 고발청부의 싸움은 당분간 끝나지 않고 계속 말싸움을 키우다 보면 정말 진흙탕 싸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일단 대장동과 고발청부는 후보 개인의 비리나 도덕적 이슈인 것이고 유권자들이 투표의 결심을 하는 것으로는 또 하나를 꼽으라면 어느 당의 정권이냐 이것이 될 텐데, 결국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의 문제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윤 후보는 정권교체라는 분명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후보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좀 미묘한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김 : 윤 후보는 정계에 발을 들인 뒤 줄곧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왔습니다. 윤 후보의 지지층도 정권교체를 원하는 이들의 결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 후보는 말씀하신대로 미묘한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와 나는 다르다는 식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선을 확실하게 그으면 아직 3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과 측근들의 반발이 거셀 테고 반면 정권재창출로
문재인 정부를 확실하게 계승한다는 식으로 보여지면 지금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만큼 중도층 확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볼까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응답이 57%까지 올라갔습니다. 이는 지난 4월 서울·부산 보궐선거 때를 넘어 최고치입니다. 반면 정권유지 응답은 33%에 그쳤습니다.
특히 10월8일 발표된 조사와 비교했을 때 중도지지성향 응답자 가운데 정권교체에 응답한 비율이 54%에서 61%로 7%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이런 정권교체 여론을 의식했는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
이재명 정부도 정권교체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는
문재인 정부를 승계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이전 정부와 완전히 똑같으면 영구집권이랑 무엇이 다른가. 그런 측면에서 정권교체인지는 모르겠지만 권력교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족한 점은 채우고 잘못한 건 바꿔서 청출어람 정부가 되겠다고 했습니다.
◆ 집토끼 잡기부터 중도층 공략까지 과제가 많다
곽 : 두 후보가 대장동과 고발청부로 대립하고 정권교체와 권력교체를 외치고 있는데 우선 가장 중요한 건 내부결속이라고 봅니다.
이번 대선이 박빙의 승부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집토끼를 먼저 잡아야 할 텐데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는 원팀 만들기에 굉장히 공을 들이는 걸로 알려졌어요.
특히 민주당은 공동선대위원장이 12명이고 의원 169명 모두가 선대위에 참여한 매머드 선대위를 구성했죠.
김 : 네 이 후보는 경선이 끝난 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경선불복 사태로 갈등을 빚은 적이 있어서 원팀에 더욱 신경을 썼습니다.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릴 때도 가장 갈등의 골이 깊었던 설훈 의원 등 이 전 대표 측 인사들을 선대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4일 발표한 2차 인선안에서도 원팀 의지가 드러났는데요.
이 전 대표의 핵심 공약이었던 신복지를 계승하는 차원에서 후보자 직속으로 신복지위원회를 만들었고 위원장을 이 전 대표 측 인사인 박광온 의원, 김연명 전 청와대 사회수석이 맡기로 했습니다.
윤 후보 측은 아직 선대위가 꾸려지지 않았는데요.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동안 윤 후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온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곽 : 국민의힘에서는 윤 후보가 결정되는 날 모든 경쟁자들이 손을 잡고 한 목소리로 정권교체를 위해 힘껏 돕겠다고 해서 원팀으로 결집하는 일이 민주당보다는 수월해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나중에 약간 부정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죠.
원팀을 꾸리는 것보다 얼마나 잘 이끌어나가느냐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양당의 선대위가 얼마나 결집력을 보여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짚어봐야 할 것이 진보와 보수 각 진영의 표 분산의 문제입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 갈 수 있는 표가 분산된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번 대선이 유독 51대49 싸움이라는 말이 많아서 이렇게 제3지대로 표가 분산되면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김 : 네. 이 때문에 먼저 이들과의 통합을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 시각이 나옵니다.
선거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은 만큼 세력을 먼저 모으기 시작한 쪽이 탄력을 받아 기세를 계속 키워갈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는 말도 나오고요.
다만 현재는 심 후보, 김 전 부총리, 안 대표 모두 거대 양당과 단일화하지 않겠다,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어느 쪽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곽 : 그리고 이 후보나 윤 후보가 각각 진보와 보수에 좀 강하게 치우쳐 있기 때문에 중도층을 누가 먼저, 누가 많이 확보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중도층을 공략하는 정책이 중요하겠는데 두 후보는 어떤 정책들로 민심 잡기에 도전하고 있나요?
김 : 우선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시행했던 정책들을 바탕으로 공약들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경기도 정책이었던 청년수당, 면접수당 등 청년을 대상으로 한 정책들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했고 최근에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주장하며 투자에 관심이 많은 2030세대를 공략하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의 핵심 정책공약 가운데 하나인 기본소득은 현재 더 정교하게 다듬어지고 있는데요. 앞으로 이와 관련된 구체적 정책이 발표될 때 어느 계층이 어떻게 반응할지, 특히 중도층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곽: 그런 점에서
윤석열 후보는 경제정책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겨서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죠. 누가 경제정책의 핵심 키를 잡을지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 아무래도 요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부동산이겠죠. 국민의힘에서는 국민들이 치솟은 집값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불신을 보내고 있는 만큼 부동산정책 변화에 힘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 이재명과 윤석열,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곽 :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놓고 판단할 때 두 사람이 걸어온 길과 성향 등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유권자들이 표를 던질 때 후보 개인에게 느껴지는 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각 당의 후보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두 사람을 놓고 비교해 봤을 때도 다른 점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이 후보는 흙수저 출신으로 유명하죠. 가난해서 진학을 하지 못하고 공장에서 일을 했던 소년공 출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윤 후보는 상대적으로 무탈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것으로 보이고요.
두 후보 모두 사법시험에 합격한 법조인이긴 하지만 인권변호사와 검사로 다른 길을 걸었죠?
김 : 말씀하신 것처럼 이 후보는 흙수저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법조인의 길로 들어서지만 그마저도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으며 시민운동에 힘쓰며 살아왔습니다.
이 후보가 인권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향이 컸다고 알려졌습니다. 사법연수원생 시절에 당시 인권변호사였던 노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듣고 같은 길을 걸어야겠다 다짐했다고 합니다.
그 뒤에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다 이걸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구나 싶어서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알려졌습니다.
반면 윤 후보는 상대적으로 유복한 집안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진학했고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학위까지 받은 뒤 9수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윤 후보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에 검사로 살아갑니다.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시작해 굵직한 사건들을 맡으며 중앙무대로 올라오게 됩니다.
곽 : 성장기도 그렇고 사법연수원 수료 이후도 너무 명확한 차이네요.
반면 둘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여의도 경험이 없다는 점 같습니다.
김 : 두 후보 모두 여의도 경험은 아예 없습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지방자치단체장을 거치며 정치권에서 성과를 낸 경험이 있습니다.
반면 윤 후보는 법조인으로만 경력을 쌓다가
문재인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모여 윤 후보를 정치권으로 불렀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치권 경험이 전혀 없는 윤 후보의 대선 도전을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둘의 공통점이 하나 더 있는데요,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최초’라는 타이틀을 지니게 됩니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최초의 경기도지사출신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고 윤 후보가 당선되면 최초의 검사 출신 대통령이 탄생하게 됩니다.
곽 : 지금까지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선후보들이 어떤 강점과 약점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앞으로 대선까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원팀부터 중도층 확보, 민심을 흔들만한 공약제시까지 양측 모두 과제가 많이 남은 것 같습니다.
다만 대장동과 고발청부로 양측이 진흙탕 싸움을 하게 될 우려도 있습니다.
앞으로 수사상황에 따라서도 선거판이 좌지우지될 수도 있는데요. 이를 얼마나 잘 방어해내는지도 중요해 보입니다.
채널Who에서는 여·야 대선판을 흔들 중요한 이슈들이 나올 때마다 그 의미를 분석하고 앞으로 전망을 해보는 시간을 계속해서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