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석 신영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고령화사회로 변화 속에서 미래 주요고객이 될 장년층과 노년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서 신영증권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7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종합재산신탁 등 노후대비 금융서비스에서 차별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사업들은 경쟁사들이 공격적 확장을 추진하는 리테일, 투자금융(IB)사업과 달리 당장 눈에 띄는 수익성을 보이지는 않는 사업들로 평가된다.
신영증권은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를 기치로 하는 대표적 증권사다. 빠른 수익 실현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를 통해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는 수익성을 제공해왔다.
이를 통해 신영증권은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 동안 거래를 이어오는 충성고객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1971년 원 부회장의 부친인 원국희 전 신영증권 회장이 신영증권을 인수한 이래 50년 동안 연이어 흑자를 낸 유일한 증권사인 점도 고객들의 신뢰가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원 부회장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고객층의 구조적 변화에 주목하고 리테일, 투자금융 등 공격적 투자에 쓸 자원을 경쟁사들보다 빠르게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데 쓰고 있다.
원 부회장은 노후자금 운용역량 강화에 집중해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신영증권은 2021년 3분기 기준 퇴직연금 1년 수익률이 증권업과 은행업권 등 모든 금융업권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2020년 4분기부터 2021년 3분기 말까지 4분기 연속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 모든 부문의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신영증권의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 1년 수익률은 각각 10.85%, 12.89%를 보였다.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익률이 두 자릿수를 보인 사업자는 신영증권이 유일했다. 확정급여형(DB)에서도 수익률 4.25%를 보이며 가장 높았다.
3가지 퇴직연금 가운데 가장 공격적 투자가 가능한 개인형퇴직연금(IRP)의 경우 2021년 1분기 수익률이 27.39%, 2분기 21%에 이르렀다. 이런 수익률 성과의 배경으로 신영증권은 엄격한 상품 선정과 분산투자, 모니터링 등으로 이어지는 체계적 관리를 들었다.
원 부회장은 고령자 고객에 맞춰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을 관리하고 상속까지 도와주는
종합재산신탁서비스도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2017년 금융업계 최초로 ‘신영 패밀리 헤리티지서비스’를 내놓아 50대 이상 연령층에 차별화된 종합신탁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종합신탁관리에는 세무, 법무 컨설팅 등 맞춤형 서비스도 포함됐다.
2021년 3월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종합재산신탁을 별도로 운영되던 자산관리서비스와 총괄운영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원 부회장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퇴직연금 수익률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부자 전용'이라는 인식이 강한 신탁서비스를 자산관리서비스와 통합관리하며 적용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집 한 채를 지닌 중산층도 상속세를 내야 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집값 상승으로 서울시내 아파트 40%가 상속세 과세대상에 포함되며 2030년에는 80%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성년 자녀를 위한 소액 증여도 늘고 있는 추세다.
원 부회장은 부동산신탁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2021년 1월 신영부동산신탁에 385억 원의 자본을 확충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한국 신탁시장 규모는 1032조 원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