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가 MZ세대(1980~2004년 출생) 투자열기를 등에 업고 급성장하고 있다.
정현경 뮤직카우 대표이사가 뮤직카우를 유니콘기업으로 키우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뮤직카우가 새로운 투자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뮤직카우는 세계 최초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이다.
뮤직카우는 가수, 작곡가, 작사가 등 대중음악 저작권자로부터 매입한 저작권 일부를 주식처럼 쪼개 경매에 부친다. 참여자들은 낙찰가격에 따라 저작권 지분을 소유하고 이후 발생하는 저작권료를 지분만큼 배분받게 된다.
뮤직카우는 8월 말 기준 누적 거래액 1756 억 원, 누적 회원 수 62만6001명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8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정 대표가 음악이라는 친근한 주제를 투자상품으로 연결한 것이 MZ세대 유입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뮤직카우를 설립하기 전 대중가요 작사에 참여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이 사업모델을 만들었다.
울랄라세션의 '너와 함께', 바비킴의 '가슴앓이', 버스커버스커 '서울사람들' 등 7곡가량의 대중가요 작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에는 노래를 좋아하는 팬층을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됐다.
창작자들은 플랫폼을 이용해 저작권 일부를 매각해 목돈을 손에 쥘 수 있고 팬들은 좋아하는 가수에게 직접 투자한다는 만족감과 수익을 동시에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가 다양한 곡의 저작권을 확보하며 투자자 저변을 넓혀가던 중 지난해부터 분 MZ세대 투자열풍이 불며 뮤직카우는 급성장세를 보였다.
MZ세대는 이전 세대가 부동산, 주식 등 전통적 투자처에 집중하는 데 반해 가상화폐, 비상장 주식, 미술품 등 다양한 투자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뮤직카우를 이용하는 고객 가운데 MZ세대 비중은 약 70%에 이른다.
MZ세대가 뮤직카우 성장에 불을 붙인 셈인데 이는 저작권 투자가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저작권료는 원작자 사후 70년 동안 보장되며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안정자산이다. 뮤직카우를 통해 판매된 저작권의 수익률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평균 8.7%로 나타났다.
매체별로 월, 분기 등 정해진 시기에 맞춰 저작권료가 분배되는 만큼 연간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투자처보다 재투자를 통한 복리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다.
이에 더해 저작권 지분거래를 통한 추가 매매수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경매가 마감된 저작권은 뮤직카우 플랫폼 안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다.
수요 공급에 따라 주식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것처럼 저작권 가치도 변동성을 지닌다.
역주행 곡으로 유명한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저작권 1주는 9월1일 131만5천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해 말 2만3500원에서 5617% 늘어난 수치다.
뮤직카우가 새로운 투자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정 대표가 뮤직카우를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기업으로 키울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진다.
정 대표는 6월 170억 원 규모 시리즈C 투자유치를 마쳤다. 산업은행, LB인베스트먼트, 위지웍스튜디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등이 참여했다.
올해 초 한화가 브릿지펀딩으로 70억 원을 투자한 것을 더하면 올해만 24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앞서 뮤직카우는 7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예비 유니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불과 3년 사이 뮤직카우를 예비 유니콘 대열에 올린 정 대표는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 꼽힌다.
1999년 온라인 교육업체 중앙ICS를 세우고 정부, 공공기관의 원격교육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했다. 벤처산업협회 이사, 한국여성벤처협회 부회장, 한국이러닝산업협회 부회장 등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