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1-09-01 12: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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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의 위탁생산 가격 인상이 내년 출시 예정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의 가격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를 통해 스마트폰용 자체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파운드리 가격이 인상되면 반도체 가격이 높아져 결과적으로 스마트폰 원가부담도 커질 수 있다.
▲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하반기 가격을 15~20%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파운드리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사업을 시작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며 “현재 파운드리 수요가 공급을 30% 초과하면서 파운드리 가격 현실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시스템반도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파운드리기업들에 반도체 주문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삼성전자뿐 아니라 대만 TSMC와 UMC,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등 파운드리기업 대부분이 가격 인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만 놓고 보면 위탁생산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파운드리사업부가 생산한 반도체를 받아쓰는 무선사업부 쪽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말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2200을 선보이고 내년부터 갤력시S22 시리즈 등 고사양 스마트폰에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를 말한다.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개발 및 생산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시리즈를 갤럭시 모바일기기에 적용하고 있다.
엑시노스2200이 만들어지는 5나노급 공정은 현재 삼성전자와 TSMC에서만 제공된다. 지금까지 상용화한 반도체 공정 가운데 가장 생산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싱크탱크 CSET(보안 및 신흥기술 센터) 등에 따르면 TSMC 5나노급 공정의 웨이퍼 1장당 가격은 1만7천 달러 수준으로 직전 공정인 7나노급 공정에 비해 82%가량 비싼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의 5나노급 공정 역시 7나노급 공정보다 비용 면에서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파운드리 가격이 추가로 인상되면 엑시노스2200을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 가격도 기존보다 높은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중요한 부품인 만큼 스마트폰 원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나온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울트라의 전체 원가는 549달러, S펜 같은 부가장치나 포장지 등을 제외한 부품 원가는 468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가격은 57달러로 부품 원가의 8분의 1 수준이다.
파운드리 가격 인상이 갤럭시S22 등 내년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삼성전자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애플 아이폰용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TSMC는 반도체 가격을 약 10%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며 “애플이 가격 인상을 고객에게 전가한다면 아이폰 가격이 더 비싸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반도체 이외에 다른 부분의 원가 절감을 통해 스마트폰 가격 변동을 최소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울트라. <삼성전자>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S21울트라는 전년 모델인 갤럭시S20울트라보다 성능 높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탑재했는데도 원가를 오히려 7%가량 낮춘 것으로 파악된다.
카운터포인트는 갤럭시S21울트라에 마이크로파(mmWave) 안테나모듈 개수를 줄이고 유선이어폰과 충전기를 빼는 등의 조치가 적용돼 원가 절감효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에게 내년 갤럭시S22 시리즈의 흥행 여부는 의미가 작지 않다. 삼성 스마트폰사업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차츰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나온 갤럭시S21시리즈는 상반기 판매량이 2020년 갤럭시S20 시리즈나 2019년 갤럭시S10 시리즈와 비교해 각각 20%, 47% 줄어들어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은 지속해서 점유율을 높이며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차별화요인이 희석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애플과 비교해 프리미엄 브랜드가 열세인 한편 가격 대 성능비에 기반을 둔 샤오미, 오포, 비보의 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