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해 출범하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초대 사장을 황규연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이 맡으면서 광해광업공단이 승계하는 6조7천억 원 규모의 광물자원공사 부채를 해결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짋어지게 됐다.
31일 광물자원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광해광업공단이 9월10일 출범하는데 황 내정자는 부채문제를 풀기 위해 무엇보다 재무 건전성 확보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해광업공단은 광해관리공단과 광물자원공사를 통합해 새로 출범하는 공단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광물자원공사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광물자원공사는 대규모 해외자원 개발사업의 후유증으로 2016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부채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6조7535억 원까지 늘어났다.
광해광업공단은 이러한 광물자원공사의 부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게 되는데 황 내정자는 채무상환 계획을 세우고 자체수입을 창출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데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도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물자원공사 부실화의 원인이 된 해외자산을 매각하는 해외자산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 광물자원공사는 호주 와이옹 유연탄광산의 지분과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암바토비 니켈·코발트광산의 지분을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순탄치 않아 속도를 낼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와이옹 광산은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고 암바토비 니켈·코발트광산은 약 2조 원가량의 투자금을 들여 추진한 광물자원공사의 최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었지만 보유지분을 모두 팔기로 했다.
황 내정자로서는 조직정비도 힘겨운 씨름을 해야 한다.
광해광업공단은 출범 뒤 중복기능의 통합과 해외자원개발 기능의 폐지 등으로 부서와 인력을 조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조직기강이 흐트러질 수 있다.
현재 광물자원공사는 3개 본부에 474명의 정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광해관리공단은 3개 본부에 237명의 정직원이 일하고 있다.
광해광업공단은 경영전략본부, 광해사업본부, 광물자원본부, 지역사업본부 등 4개 본부로 구성되고 직원도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 인력을 합한 인원에서 20% 정도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연차별로 정원을 축소하는 방법으로 인력 정원을 조정할 수 있다”며 “기획재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광해광업공단 초대 사장 공모에 모두 7명의 후보자가 지원했다.
이 가운데 황 내정자와 이청룡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 최성웅 강원대 에너지자원공학 교수 등 3명이 경합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황 내정자가 통합으로 새 공단이 세워질 때까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3월 3년 가까이 공석이던 광물자원공사 사장에 취임했기 때문에 취임 당시부터 통합공단의 사장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황 내정자는 산업통상자원부 관료출신으로 예산과 정책을 편성하고 집행한 경험이 풍부하다. 향후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면서 광해광업공단이 안게 될 문제 해결에 역량을 발휘할 적임자로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황 내정자는 1960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정책과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 30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들어선 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 산업기반실장 등을 거쳐 2016년부터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을 지냈고 올해 3월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