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와 AP위성이 민간 주도 우주산업개발 지원정책에 힘입어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해보면 정부가 우주산업개발 지원에 나섬에 따라 발사체 부품을 제조하는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와 위성통신 및 인공위성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AP위성가 사업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 이민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왼쪽)와 류장수 AP위성 대표이사.
정부는 6월9일 ‘제19회 국가우주위원회’를 열어 한미정상회담의 우주분야 성과를 실현하기 위한 우주개발 계획을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수정안’에 반영하고 ‘초소형 위성 개발 이행안’과 ‘위성통신기술 발전전략’도 함께 심의했다.
국가우주위원회는 2005년 12월 발효된 우주개발진흥법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가우주개발 정책을 심의하는 대통령 소속 정부기구다. 5년마다 우주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은 2007년 제1차 계획이 수립됐고 2011년 제2차를 거쳐 2018년 제3차 기본계획이 확정됐다.
제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 수정안을 살펴보면 정부는 2024년까지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한 소형발사체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이번 발사체 개발에서 개발은 민간 우주산업체가 주도하고 정부가 그동안 축적한 고체추진제 기술을 활용한다.
고체연료 발사체는 민간산업체에서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낮은 비용을 들여 개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체연료 발사체와 비교해 구조와 발사장 설비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단순 점화로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다양한 민간기업들이 발사체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발사 기반시설도 구축하기로 했다. 초소형위성시장이 성장하면서 저궤도 소형위성의 발사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데 고체연료 발사체가 개발되면 이 분야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소형위성은 여러 대의 위성을 군집으로 운용해 같은 지점을 더 자주, 같은 시간에 더 넓게 관측할 수 있다. 더욱이 단기간에 저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초소형위성 개발 이행안을 통해 공공 수요 확대로 초소형위성시장을 조성하고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위성통신기술 발전전략은 6세대 위성통신기술 강국 도약을 목표로 수립됐다. 2031년까지 저궤도 군집위성 시범망 구축을 지원하고 국내 위성통신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반을 닦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런 흐름을 타고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와 AP위성가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업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우주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우주 및 항공기에 사용되는 특수 원소재를 공급하거나 우주 발사체부품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로는 국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뿐 아니라 미국 록히드마틴, 보잉, 스페이스엑스(Space-X), 스피릿에어로시스템(Spirit Aerosystem) 등이 있다.
미국 자회사인 켄코아USA가 발사체 부품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4월5일 켄코아USA에 1천만 달러(110억 원가량)를 투자해 미국 우주 발사체사업부문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켄코아USA의 생산시설을 늘리고 우주 발사체사업 기업 인수합병(M&A)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공식파트너로 등록되어 있는데 최근 14억 원 규모의 우주 발사체 초도물량도 수주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미국항공우주국이 2024년까지 달에 첫 여성 우주인과 13번째 남성 우주인을 보내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물량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2020년 매출의 26배 수준인 8200억 원 수준의 수주잔고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매출 성장으로 2023년부터 흑자로 전환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AP위성은 2011년 설립된 기업으로 위성통신을 위한 반도체칩기술뿐만 아니라 인공위성 관련 부품, 위성통신 단말기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위성 고속자료 처리장치, 표준형 위성 탑재 컴퓨터, 지상 관제장비 등이 있다.
아랍에미리트소재의 이동전화 서비스 제공업체 투라야(Thuraya)에 2006년부터 통신단말기 및 위성통신칩을 독점공급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AP위성은 4월20일 투라야와 54억 원 규모의 위성통신 단말기 납품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투라야는 두바이에 위치한 글로벌 위성통신사업자로 2대의 정지궤도위성을 이용해 유럽, 아프리카, 중동, 호주, 아시아를 포함해 160여 개 국가에서 이동 위성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P위성의 통신 단말기는 이런 거래실적을 바탕으로 위성통신 단말기기술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2007년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됐고 2009년에는 산업기술진흥협회가 주관하는 ‘장영실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2020년 6월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계약하고 국내 최초로 발사되는 시험용 달 궤도선의 발사환경, 궤도환경, 전자파환경 성능 검증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 항공우주연구원은 항공우주기술 개발을 위해 설립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국책기관을 중심으로 국내 인공위성 개발이 가속화하고 있어 관련 제품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곳으로 파악됐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P위성은 이동위성통신 단말기 핵심기술을 보유해 글로벌 경쟁사보다 경쟁력이 높다”며 “실제 오랜 업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말기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