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로사대책 마련과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상경 투쟁을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택배노조원 4천여 명은 15일 오후 2시경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1박2일 동안의 노숙투쟁에 들어갔다.
▲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국 택배노동조합 소속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상경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집회는 2차 사회적 합의를 위한 최종회의 재개에 맞춰 진행됐다.
택배노조는 8일 택배기사 과로 문제를 둘러싼 2차 합의가 불발되자 9일부터 전면파업을 시작했다. 14일에는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이 여의도 우체국 건물에서 철야농성을 벌였다.
사회적합의기구는 올해 1월 택배노동자 과로 방지를 위해 분류작업을 택배노동자의 기본작업 범위에서 제외하고 회사 측이 분류작업 전담 인력을 투입하는 내용의 1차 합의문을 만들었다. 1차 합의문에 따르면 택배노동자가 분류작업의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하지만 택배노동자에게 수수료를 지불해야 할 우정사업본부 등 택배회사들이 이를 지급하지 않자 택배노조는 파업을 결정했다.
이날 경찰은 택배노조의 집회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해산명령을 내렸다. 택배노조가 공원 내부로 스피커 등 집회 장비를 반입하기 위해 잠시 도로를 점거하면서 경찰과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택배노조는 이날 집회에 앞서 여의도 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노동자 과로문제 해결의 핵심은 분류작업”이라며 “분류작업의 책임을 노동자가 아닌 택배회사로 명확히 해야 장시간 무임금 공짜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과로사를 멈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사회적 합의의 제대로 된 완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정부는 2차 사회적 합의가 완성되도록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