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셀바이오는 2020년 6월 자연살해(NK)세포를 활용한 Vax-NK 면역항암치료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하는 간암 치료제의 임상2상 첫 번째 약물 투여 환자에서부터 모든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완전관해 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지며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간암 치료제 개발은 큰 시장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제약사에게도 힘든 과제로 꼽히고 있는데 2020년 10월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이 이런 내용을 밝힌 뒤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인 ‘Fior 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간암 치료제시장 규모는 2017년 5억 달러(6천억 원)에서 2025년 21억 달러(2조4천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간암환자 대상 2차 치료제로 ‘옵디보’의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2019년에 진행한 1차 치료제 임상3상에서는 실패했다. 국내 바이오기업인 신라젠도 2019년 8월 ‘펙사벡’을 간암 1차 치료제로 활용하는 글로벌 임상3상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박셀바이오에 따르면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간암 치료제 임상2상에서 아직 환자 투약이 2명 뿐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2019년 10월에 임상2상에 들어간 것을 고려하면 임상2상 진행이 다소 더디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박셀바이오는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제외하고는 거의 임상시험 진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항변하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된다면 임상시험에 한층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셀바이오는 2021년 3월8일 자연살해세포를 배양하는 것과 관련한 국내 특허도 획득해 향후 간암 치료제의 상업화를 위한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했다.
국내에서는 간암 치료제의 임상2상을 마친 뒤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해외에는 기술수출을 노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간암 치료제를 몇차 치료제로 개발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환자의 자가 유래 세포를 활용해 만드는 치료제인 만큼 국내에서는 지역별로 거점병원을 마련하고 여기에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을 인증받은 소규모 생산시설을 구축해 치료제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다양한 면역항암치료 플랫폼을 토대로 면역항암제 개발
박셀바이오는 자가유래(환자 본인에게서 추출한) 자연살해(NK)세포를 활용한 Vax-NK 면역항암치료 플랫폼, 자가유래 수지상세포(DC)를 활용하는 Vax-DC 면역항암치료 플랫폼, 차세대 첨단 카티(CAR-T)치료제 개발을 위한 Vax-CAR 면역항암치료 플랫폼 등 다양한 면역항암치료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박셀바이오는 Vax-NK 플랫폼을 활용해서는 간암 치료제를, Vax-DC 플랫폼을 활용해서는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모두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Vax-NK과 Vax-DC 플랫폼을 동시에 활용해 비임상 단계의 교모세포종 치료제도 연구개발하고 있다. 박셀바이오에 따르면 두 플랫폼의 역할이 서로 다르고 부작용이 적은 면역항암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동시활용을 통한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또 췌장암과 난소암을 표적하는 카티치료제도 비임상 연구 개발단계에 있다. 현재 비임상 단계에 있는 치료제들은 이르면 2021년 안에 임상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셀바이오는 여기에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고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인터루킨-15’에 기반한 박스루킨-15도 보유하고 있다.
박셀바이오는 아직 세계에서 품목허가 받은 반려견 대상 면역항암제가 없어 박스루킨-15가 최초신약(First-in-class)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셀바이오는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을 인증받은 생산시설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임상시험은 물론 의약품 상용화에도 강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반려견 항암 치료제를 현금창출원 삼기 성공하나
박셀바이오는 2020년 개별기준으로 매출을 전혀 내지 못했다. 연구개발비 사용 등으로 영업손실 43억 원을 냈다.
박셀바이오는 당초 2021년 반려견 항암치료제을 국내에 출시해 현금창출원(캐시카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었다.
2018년 반려견 전용 면역항암치료제 ‘박스루킨-15’의 단회 임상을 마친 뒤 2020년 10월 국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허가를 받으면 세계 최초로 반려견 항암제를 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 가능성도 기대됐다.
최근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와 반려견과 관련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 사람이 아닌 반려견 항암제로도 큰 매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인 360iResearch LLP에 따르면 세계 동물용 의약품시장 규모는 2019년 227억7천만 달러(25조9천억 원)에서 2025년에는 349억3천만 달러(39조7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동물용 의약품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1조2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박셀바이오는 2021년 2월26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서류보완 요청을 받으며 품목허가 획득에 실패했다.
박스루킨-15의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생산한 위탁생산업체와 임상시험 완료 후 공정 개발을 담당한 위탁생산업체가 다른 탓에 의약품 품질의 균일성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박스루킨-15 생산시설을 변경한 탓에 안정성 시험, 비교 동등성 시험자료에 관하여 추가 제출을 요청받았다”며 “박스루킨-15의 효능이나 제조공정 자체에 대한 지적사항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박셀바이오에 따르면 현재 박스루킨-15를 생산하는 시설 변경에 따른 의약품 품질의 일관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보완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박스루킨-15의 효능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후 보완신청서를 제출하면 품목허가를 받는 데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보완신청서 제출일정에 관하여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 박셀바이오 주가, 상승세와 하락세 사이 갈림길
박셀바이오는 2020년 9월22일에 시초가 2만7천 원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는데 2021년 3월22일 12만4500원으로 거래를 마쳐 4배 이상 올랐다.
하지만 박셀바이오 주가는 최근 힘이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간암 치료제를 향한 기대감으로 1월7일 26만9500원까지 올랐던 데 비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 박셀바이오가 3월2일에 박스루킨-15의 품목허가 획득 실패를 발표를 전한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다만 박셀바이오의 주가 상승요인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간암 치료제의 임상2상을 향한 기대감에다가 임상1상 결과를 담은 논문 정리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 치료 효능 자체에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반려견 항암제 박스루킨-15에 관하여 보완서류를 재작성한 뒤 제출하면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남아있다.
박스루킨-15 출시를 통해 본격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면 박셀바이오의 재무구조는 한층 탄탄해 질 것이며 주가 상승 기대감도 높아진다.
◆ 이준행 이제중, 박셀바이오의 지속가능성 열어야
박셀바이오는 항암 면역치료제 연구개발 전문 바이오벤처로, 전남대학교 의과대학과 화순전남대병원이 분사(스핀오프)해 2010년에 설립된 기업이다.
박셀바이오가 창립한 2010년부터 2019년 6월까지 박셀바이오 대표이사를 지낸 이제중 수석의학자(CMO)가 2021년 2월 각자대표이사에 올라 이준행 각자대표이사와 함께 박셀바이오를 이끌게 됐다.
2021년 1월11일 기준 이제중 대표는 박셀바이오 주식 195만9820주(13.0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이준행 대표는 147만8060주(9.82%)를 보유한 2대주주다.
이제중 대표는 박셀바이오의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잠시 대표직을 내려놨는데 이번에 다시 대표에 올랐다.
이제중 대표는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암면역치료 연구센터장과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등 다발골수종분야에서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박셀바이오가 Vax-DC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하는 다발골수종 치료제의 임상 성공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박셀바이오가 면역항암제 개발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면역학분야에서 전문가로 평가받는 이준행 대표의 어깨도 무겁다. 이준행 대표는 대한기초의학협의회 부회장, 대한백신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과 교수도 겸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