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미 기자 sbomi@businesspost.co.kr2021-03-04 17: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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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청정수소시장이 앞당겨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수소발전 의무화제도(HPS)를 통해 청정수소 사용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이 수소연료전지 가운데 청정수소를 사용하면 발전효율이 높은 제품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어 수혜가 기대된다.
▲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
4일 증권업계의 말을 종합해보면 2022년부터 시행될 수소발전 의무화제도(HPS)는 기존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는 '그레이수소'가 아닌 청정수소를 중심으로 시행될 것으로 파악된다.
수소발전 의무화제도는 기존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제도에서 수소연료전지만 분리해 별도의 의무 공급시장을 조성하는 제도다.
지난 2일 개최된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정부는 수소발전 의무화제도의 정식 명칭을 ‘청정 수소발전 의무화제도’로 변경하고 청정수소 인증제와 청정수소 혼합의무화 등 정책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수소발전 의무화제도(HPS)에서 청정수소에 방점을 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 제도에서 허용되는 수소의 생산방식을 온실가스 배출이 없거나 미미한 방향으로 한정할 가능성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수소는 생산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그레이수소와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분류된다.
그레이수소에는 부생수소와 개질수소가 있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제조 등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수소이며 개질수소는 액화천연가스(LNG)에서 높은 온도와 압력을 가해 얻는 수소를 말한다. 둘 다 수소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된다.
이와 달리 블루수소와 그린수소는 그레이수소와 비교해 수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거나 없어 청정수소로 불린다.
블루수소는 액화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얻지만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소포집기술(CCUS)로 제거한 수소다. 탄소포집기술은 대규모 산업 공정시설에서 생산된 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기술이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을 사용해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수전해) 얻은 수소를 말한다.
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SK와 포스코, 한화 등 국내 주요기업은 블루수소와 그린수소 같은 청정수소 분야에 11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기업들로서는 청정수소 생산비용이 그레이수소와 비교해 다소 높아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청정 수소발전 의무화제도와 수소차 보조금 등 정책을 통해 청정수소 수요를 확보할 방침을 세워 경제성을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생산비용이 낮은 그레이수소가 시장에서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청정수소 생산을 위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US) 설비가 추가된 블루수소와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현재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상 추출수소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화학제품 제조용으로만 재활용 하도록 돼 있다.
이에 산자부는 블루수소 생산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재활용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규모와 방식 등의 그린수소 생산실증(시험가동)을 지원해 그린수소 생산비용을 현재 kg당 1만 원에서 2030년 3500원으로 낮추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레이수소에서 청정수소로 수소 생산방식이 빠르게 변하게 되면 수소연료전지의 발전효율도 달라져 제품 수요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청정수소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청정수소를 사용하면 수소연료전지 유형 가운데서도 고분자전해질형(PEMFC)와 인산형(PAFC) 발전효율이 좋아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두산퓨얼셀은 고분자전해질형과 인산형 두 유형의 수소연료전지 원천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어 청정수소를 빠르게 확산하려는 정부정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회사로 꼽힌다.
두산퓨얼셀은 올해 말을 목표로 인산형(PAFC) 수소연료전지 생산능력을 현재 90MW(메가와트)에서 275MW까지 3배 넘게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분자전해질형(PEMFC) 수소연료전지도 화성공장에서 양산하고 있는데 시장에서 수요가 있다면 충분히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뒀다.
또한 두산퓨얼셀은 2023년 양산을 목표로 고분자전해질막수전해(PEM) 방식의 그린수소연료전지 생산설비 개발도 진행해 그린수소시장 개화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국내 수소연료전지 수주기준으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시장 점유율 70%를 달성해오며 1위를 지켜오고 있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친환경수소시장에 발맞춰 수소연료전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며 ”친환경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해 글로벌 수소사회 구축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