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1-02-17 15:59:37
확대축소
공유하기
이석주 이수앱지스 대표이사가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CMO) 계약을 따낼 수 있을까?
이수앱지스가 스푸트니크V를 위탁생산한다면 오랜 적자흐름을 끊을 수도 있다.
▲ 이석주 이수앱지스 대표이사.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19일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관계자가 국내에 입국하는 것과 관련해 이수앱지스의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계약 체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스푸트니크V의 관계자는 다음주 중 이수앱지스 외에도 GC녹십자, 바이넥스 등의 의약품 생산시설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코러스를 주축으로 이수앱지스, GC녹십자, 바이넥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푸트니크V의 위탁생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은 2월 말이나 3월 초에 국내 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해 본격적으로 스푸트니크V의 위탁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러시아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지난해 11월 한국코러스와 1억5천만 도즈 분량(7500만 명분)의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계약을 이미 체결했다. 한국코러스에서 생산한 스푸트니크V는 모두 중동에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해 스푸트니크V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수앱지스는 경기도 용인에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을 인증받은 의약품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9월 말 기준 공장 가동률이 69.95% 수준이어서 의약품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루 평균 가동시간이 8시간 기준이라는 점에서 시간을 더 늘리면 더 많은 의약품 생산도 가능하다.
이수앱지스의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계약 체결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생산시설을 보유하기도 했지만 영업수지 흑자전환을 위한 신사업동력으로 위탁생산사업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기 때문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수앱지스는 조직개편을 통해 올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스푸트니크V의 위탁생산계약을 수주하면 향후 추가적으로 위탁개발생산계약을 따낼 것으로 기대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진행에 따른 연구개발비 증가가 이수앱지스 영업손실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수앱지스의 모기업인 이수그룹 김상범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제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선택과 집중의 원칙 아래 저수익사업 분야에서 과감히 철수하여야 한다”며 “기존의 환경과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신사업 기회를 발굴해 그룹 대도약(퀀텀점프)의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범 회장은 2000년 이수그룹 회장에 오른 뒤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사업을 점찍고 지속적으로 투자해 오며 애정을 보이고 있지만 2020년까지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에 얼마나 더 투자할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석주 대표는 의약품 위탁생산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항암제 후보물질의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수앱지스는 현재 두경부암, 대장암, 유방암 등을 치료하는 표적항암제 ISU104의 국내 임상1/2a상을 진행하고 있고 전임상 단계의 CAR-NK(자연살해) 세포치료제 후보물질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석주 대표는 2020년 7월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동안 축적한 항체 개발기술로 항암제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수앱지스는 심근경색 등을 방지하는 항혈전제 ‘클로티냅’, 고셔병 치료제 ‘애브서틴’,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 등의 희귀의약품을 개발해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만큼 우수한 의약품 품질을 선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