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재선정을 앞두고 외부위탁운용관리(OCIO)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계약이 올해 말 만료된다.
2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지위를 지켜내는 데 실패하면서 또 다른 주간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도 긴장하게 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연기금투자풀제도가 도입된 2001년부터 주간운용사 자리를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복수운용체제가 도입된 2013년부터 주간운용사를 맡아왔다.
하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주간운용사 계약이 4월 만료되는 데 따라 최근 진행된 주간운용사 선정 입찰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밀어내고 주간운용사 자리를 꿰찼다.
입찰 경쟁에서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가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삼성자산운용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게 된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계약은 올해 말까지다. 이전 사례들을 볼 때 연기금투자풀 운영위원회는 9월 정도에 주간운용사 선정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 대표는 외부위탁운용관리시장에서 실적을 쌓고 삼성자산운용의 위탁운용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더욱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투자풀 전체 수탁규모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32조1739억 원으로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이 21조 원 정도를 맡고 있다.
국내 외부위탁운용관리시장 규모가 약 100조 원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그 중요성이 크다.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지위를 놓친다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심 대표는 지난달 1500억 원 규모의 이화여자대학교 학교기금 위탁운용사 자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사립대학교 기금이 위탁운용을 맡긴 것은 이화여자대학교가 처음이었다.
삼성자산운용은 2019년 대학교 기금의 첫 외부위탁 사례였던 서울대학교 발전기금 2천억 원 규모의 위탁운용업무를 따낸 데 이어 의미있는 트랙레코드를 추가하게 됐다.
심 대표는 지난해 민간 연기금투자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금, 건강보험공단 대체투자 등의 위탁운용사 선정에도 참여하면서 실적쌓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자산운용이 위탁운용관리 실적을 늘리고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면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주도권을 잡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일찌감치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에 진출해 전통적 강자로 꼽힌다. 연기금투자풀과 고용노동부 산재보험기금 등의 위탁운용을 맡으면서 국내 금융사 가운데 가장 많은 공적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위탁운용관리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자산운용사뿐만 아니라 증권사들도 외부위탁운용관리시장에 뛰어들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저금리기조 장기화 및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의 영향으로 외부 전문기관에 자금운용을 맡기려는 기관 등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퇴직연금을 기금방식으로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 외부위탁운용관리시장이 10년 안에 1천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