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신한금융그룹에서 인공지능분야 기술 발전과 그룹 차원 협업을 주도하는 ‘디지털 후견인’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인력을 확충하고 신한금융 계열사와 외부 협력사가 모두 인공지능 기술 발전 및 사업화에 힘을 합칠 수 있도록 하는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진 행장이 디지털 후견인제도 취지에 맞춰 가장 발빠르게 변화를 시도하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강조하는 신한금융 디지털 전환 목표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신한은행 인공지능 전담조직 운영 성과는 디지털 신사업에서 성장동력 확보를 도울 뿐만 아니라 진 행장의 연임을 위한 인사평가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될 공산이 크다.
3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AI통합센터는 앞으로 계열사 및 외부 IT기업, 핀테크기업 등 다양한 협력사와 디지털사업모델 발굴에 주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한은행이 1일 신설한 AI통합센터는 기존에 10명에 그치던 인공지능 연구인력을 50명 안팎까지 늘리고 인공지능 관련된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신설된 조직이다.
그동안 신한은행이 금융상품 추천과 직원 업무 지원, 보안 강화와 고객상담 등에 부분적으로 활용했던 인공지능 기술을 본격적으로 사업화 단계에 올리는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신한은행 AI통합센터는 앞으로 다른 신한금융 계열사와 인공지능 관련된 협업을 주도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그룹 차원에서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조직으로 꼽힌다.
진옥동 행장이 AI통합센터를 통해 신한금융에서 인공지능 디지털 후견인을 맡으면서 안게 된 임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하나의 신한’ 관점에서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진 행장이 총괄하는 인공지능 전담조직으로 그룹 전체 기술 수준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후견인은
조용병 회장이 다양한 디지털 신기술 분야에서 신한금융 계열사들의 균형 잡힌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올해 3월 처음으로 도입한 제도다.
주요 계열사 CEO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블록체인과 헬스케어 등 특정 신기술분야를 나누어 맡아 그룹 차원 기술 발전방향과 사업화 전략, 협업방안 등을 수립하도록 한 것이다.
진 행장은 인공지능 디지털 후견인에 오른 뒤 약 반년에 걸친 시간을 들여 그룹 차원 중장기 인공지능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첫 결과물로 AI통합센터를 출범했다.
앞으로 AI통합센터에서 신한금융 계열사가 그동안 각자 추진하던 인공지능 관련된 사업을 협업체계로 바꿔내거나 외부 협력사와 공동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활발한 행보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신한금융 인공지능계열사 신한AI는 인공지능 투자자문기술을 신한금융투자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계열사에 제공해 인공지능 기술을 실제로 사업화하는 단계까지 발전시켰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분석, 신한생명은 보험영업 등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계열사들의 인공지능 역량을 합친다면 강력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네이버와 SK텔레콤, 한글과컴퓨터 등 다양한 IT기업과 협약을 맺고 인공지능 기술 공동연구 및 신사업 개발을 추진해 왔다.
AI통합센터 출범을 계기로 이런 협력의 결과물이 실제로 시장에 등장하는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AI통합센터는 연구개발 단계 기술을 신한은행이나 계열사의 현장업무에 활용하거나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중간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품추천과 고객상담, 맞춤형 서비스 등에 폭넓게 사용될 수 있어 금융권에 빠르게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신기술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로 꼽힌다.
조 회장도 이런 중요성을 고려해 그룹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 대표를 맡고 있는 진 행장에 인공지능분야 디지털 후견인 역할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AI통합센터를 통한 진 행장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과 사업화 및 협업의 성과는 신한금융그룹 디지털 전환에 핵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진 행장이 인공지능 디지털 후견인으로 적극적 역할을 보여주는 것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위한 인사평가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조 회장은 7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올해부터 자회사 CEO 평가에 디지털 리더십 항목을 주요 자격요건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