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이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샌디스크를 우회적으로 인수하면서 국내 메모리 반도체업체에 끼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인수가 단기간에 낸드플래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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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오 웨이궈 칭화유니그룹 CEO. |
그러나 중국의 낸드플래시 시장 진출, 중국자금 유입에 따른 생산 경쟁, 3D 낸드플래시 경쟁심화 등 이번 인수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22일 “웨스턴디지털이 샌디스크를 인수하면서 결과적으로 칭화유니그룹은 낸드플래시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게 된 것”이라며 “칭화유니그룹은 메모리반체 시장 진출을 위해 샌디스크를 간접 인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웨스턴디지털은 21일 샌디스크를 190억 달러(21조6천억 원)에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이 향후 낸드플래시 시장에 진출하거나 웨스턴디지털이 중국의 자금을 지원받아 낸드플래시를 놓고 치킨게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인 유니스플렌더는 웨스턴디지털의 지분 15%를 보유한 1대 주주다.
박 연구원은 “이번 인수가 단기적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웨스턴디지털이 향후 중국자본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낸드플래시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략을 선택할 수도 있다”며 “웨스턴디지털의 샌디스크 인수는 낸드플래시 산업에서 지속적인 우려 요인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칭화유니그룹은 글로벌 IT업체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 서버, 데이터센터, 스토리지 사업에서 칩부터 완제품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료했다”고 평가했다.
물론 칭화유니그룹이 직접 웨스턴디지털의 경영권을 쥐려면 추가로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승인을 얻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칭화유니그룹은 1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해 기술제휴 추진, 인력확보 등으로 낸드플래시 시장 진출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파악한다.
웨스터디지털이 샌디스크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3D 낸드플래시 분야의 경쟁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웨스턴디지털과 샌디스크는 2016년 하반기에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전체 매출의 약 20~30% 정도까지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웨스턴디지털이 SSD를 출시하더라도 경쟁력이 약한 샌디스크 낸드플래시를 사용하므로 품질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웨스턴디지털의 시장 진입으로 3D 낸드플래시의 경쟁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샌디스크는 SD메모리카드, 마이크로SD 등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막대한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낸드플래시 업계 1위인 삼성전자도 연간 4천억 원 이상을 샌디스크에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
샌디스크는 올해 2분기에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14.8%를 기록하며 4위를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