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룡해 전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된 최룡해가 노동당 비서에 임명돼 좌천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날 강원도 원산의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 준공식에 참석한 소식을 전하면서 준공사를 한 최룡해를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로 소개했다.
최룡해가 소년단 관련 행사에서 준공사를 한 점으로 볼 때 인문군 총정치국장 임명 전에 맡았던 당 근로단체 비서에 다시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룡해가 당 비서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총정치국장 재임시 겸직했던 당 정치국 상무위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의 직책에서도 물러났을 것으로 점쳐진다.
최룡해는 황병서 신임 군 총정치국장, 김기남·최태복 노동당 비서에 이어 4번째로 호명돼 서열도 크게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단체를 담당하는 비서는 10명 안팎의 당 비서 가운데 서열이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최룡해가 건강 문제로 총정치국장에서 물러났기보다 김정은 위원장에 의해 좌천된 것으로 보는 관측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
올해 들어 최룡해가 김정은 제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수행한 횟수는 급격히 줄어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군부대 포사격 훈련을 지도하면서 최룡해를 겨냥한 듯 훈련준비 미비를 내세워 군 정치간부들을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군부를 통제하는 총정치국장에 최룡해를 물리치고 ‘김정은 사람’으로 꼽혀온 황병서를 앉혀 김정은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장성택 숙청 이후 최룡해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염려해 죄룡해를 밀어낸 것으로 보인다.
최룡해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최룡해는 김일성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을 같이 한 최현의 아들로 북한에서 김일성 혈통 다음으로 높은 빨치산 혈통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런 최룡해의 배경을 감안해 숙청보다는 좌천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장성택 처형 이후 당 간부들 사이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이 높아진 만큼 숙청을 하기보다 신병치료 등의 이유를 들어 한직으로 돌린 뒤 천천히 잊혀지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최룡해가 총정치국장이 되기 전에 신진 엘리트 양성과 관련한 역할을 해온 만큼 앞으로도 김정은 위원장을 지원하는 등 김정은 체제에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룡해가 총정치국장에 임명될 때 그가 군 경력이 없고 여러 비리에 연루돼 군부의 반발이 컸었다. 이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최룡해를 본래 하던 역할로 돌린 뒤 시간이 흐르면 적절한 자리에 임명할 공산이 있다는 관측이다. 빨치산 혈통인 최룡해는 김정은 체제를 강화하는 데 여전히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룡해는 김일성의 항일빨치산 동료이자 김정일 후계체제에 충성했던 부친 최현의 후광으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1비서로 활약했다. 그러나 1998년 부패한 청년동맹 간부를 대거 처형한 이른바 '청년동맹 사건'으로 해임됐다.
그러다 2006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가 되면서 중앙 정치무대에 다시 등장했다. 최룡해는 김정은 후계체제가 공식화되면서 핵심실세로 급부상했고, 이 과정에서 처형된 장성택과 맺은 인연을 통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김정은체제에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 국방위 부위원장, 차수, 총정치국장 등 노동당과 군부의 고위직을 모두 차지하며 승승장구했지만 결국 이번에 좌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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