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도로공사 해외사업의 낮은 수익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 도로건설을 넘어 도로 운영관리사업까지 수주영역을 확대하는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김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도로 관련 내수시장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해외사업을 확대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고속도로 건설물량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내수경기까지 어렵다 보니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또한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그동안 신규 고속도로의 건설을 발주한 뒤 완성된 도로에서 통행료를 비롯한 운영·관리 수입을 받는 방식으로 주요 수익을 거둬왔다.
그러나 국내 지역 대부분에 고속도로가 깔리면서 전체 건설물량의 증가폭은 둔화되는 반면 통행료 수입의 상승폭은 크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도로공사에서 거둔 통행료를 포함한 도로관리사업수익을 살펴보면 2017년 4조595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으로 4조 원대 초반에서 제자리를 걷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로 운행량 감소와 통행료 면제 등으로 관련 수입의 감소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사장은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해외사업 다변화를 향후 추진할 과제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그는 “변화와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새 시장을 찾아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 사업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며 해외시장 개척을 강조했다.
도로건설을 포함한 글로벌 토목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토목시장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6.7%씩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로공사는 2005년 해외사업을 시작한 이래 2018년까지 전체 855억 원 규모의 민간 수주를 지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도로공사가 직접 얻은 수익은 많지 않았다.
2018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도로공사가 창립 이래 해외사업 7건에서 수익 1억6900만 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고 홍철호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적하기도 했다.
도로공사가 최근 낸 ‘해외 도로사업 중장기 추진전략 수립 컨설팅’ 용역에서도 해외사업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고민이 읽힌다.
도로공사는 용역 목적으로 “해외사업의 성장 규모 확대와 안정성에 한계가 있다”며 “중장기 추진전략을 세워 지속가능한 해외사업을 추진할 기반을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해외시장에서 민관협력을 확대하면서 도로 운영·관리 수주까지 확보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공사가 2018년 SK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사업의 운영권을 따낸 전례도 있다. 2019년 3월에도 경동엔지니어링 등과 손잡고 우간다 고속도로 개발자문 사업을 수주했다.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의 교량 운영·관리사업도 조만간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에 시공감리 용역을 따냈던 것을 기반으로 이미 방글라데시 교량청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