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콜마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윤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한국콜마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31.4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섰는데 당면과제로 CJ헬스케어의 성공적 상장이 꼽힌다.
윤 부회장은 CJ헬스케어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는데 2018년 12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한국거래소에 상장심사를 신청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 부회장은 한국콜마의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CJ헬스케어의 상장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인수자금의 69%인 9천억 원가량의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했다. 외부 차입금을 통해 인수자금을 조달한 만큼 이자비용 등이 반영되면 수익성 회복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한국콜마는 2017년 말 1980억 원 수준이던 차입금이 2018년 3분기 기준 1조1200원을 넘어섰다.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6배를 넘어섰다. 2018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콜마의 세전·이자지급전이익 대비 순차이금 배율은 1.3배였다.
CJ헬스케어 인수는 윤 부회장의 작품이다.
한국콜마 내부에서 CJ헬스케어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윤 부회장이 인수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CJ헬스케어의 인수효과를 입증하고 상장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윤 부회장은 상장 전 CJ헬스케어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실적 끌어올리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투자업계에서는 한국콜마 측과 시장에서 보는 CJ헬스케어의 기업가치에 시각차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윤 부회장은 CJ헬스케어의 기업가치를 2조 원 정도로 평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최대 1조5천억 원으로 보는 것으로 추정된다.
CJ헬스케어가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해서는 실적이 중요한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도 15.44%로 업계 평균인 7%의 2배 정도다.
윤 부회장은 올해도 CJ헬스케어의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기 위해 위식도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판매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에 출시한 케이캡은 3분기까지 매출 261억 원을 냈고 CJ헬스케어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 정도까지 높아졌다.
윤 부회장은 리니티딘 성분 위장약의 판매중단을 기회로 삼아 케이캡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CJ헬스케어가 현재 종근당과 손잡고 케이캡의 공동판매(코프로모션)를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 등 새로운 분야에도 진출해 성장 가능성도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은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로 꼽히지만 아직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생소한 분야다.
CJ헬스케어는 2017년 12월 인공지능 신약 개발기업 신테카바이오와 면역항암제 개발 공동연구에 착수했고 2019년 12월에는 인공지능 신약 개발기업 스탠다임과 항암신약 공동연구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2020년 상반기 SK바이오팜의 상장 등으로 바이오업종을 향한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CJ헬스케어도 상장을 서두르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며 “CJ헬스케어 상장은 한국콜마 경영권을 확보한 윤 부회장의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