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 초 임기를 마친 뒤 연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뒤 신한생명과 통합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정 사장이 향후 통합법인 대표를 맡게 될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7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일이 최우선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뒤 아직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본격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추가 지분을 매입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해야 협업 추진이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는 현재 오렌지라이프 지분 약 59%를 보유하고 있어 나머지 41%를 사들여야 한다.
신한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는 아직 그룹 차원 협업조직인 매트릭스 등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며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 다른 계열사와 협력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오렌지라이프 대표를 맡고 있는 정 사장의 역할도 확대될 공산이 크다.
정 사장은 올해 초 신한생명 사장에 내정되었지만 신한생명 노조의 반발 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자 오렌지라이프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이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 사장의 임기가 내년 2월에 끝나면서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연말이나 내년 초 사장단 인사에서 정 사장을 다시 신한생명 사장으로 내정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은 정 사장을 대신해 대표이사에 오른 뒤 경영능력과 보험사업 분야 전문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임기도 1년 이상 남아있다.
정 사장이 오렌지라이프 대표를 연임해 '장수 CEO'로 남을 수 있다는 전망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정 사장이 오렌지라이프 경영을 이끌며 실적 증가와 재무구조 개선에 좋은 성과를 냈고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도 정 사장을 중요한 인재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오렌지라이프가 신한생명과 통합하기 전까지 실적과 조직 분위기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현재 시점에서 수장을 교체하기 쉽지 않은 배경으로 꼽힌다.
더 중요한 이유는 정 사장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뒤 통합법인을 이끌어갈 경영자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콘퍼런스콜을 통해 이르면 2020년 말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선 오렌지라이프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통합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통합법인 출범 뒤 대표에 오를 경영자 후보와 관련한 논의도 신한금융지주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정 사장이 올해 초 신한생명 대표이사에 내정되었을 때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을 염두에 둔 인사 이동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었다.
오렌지라이프 대표를 오래 맡아 보험업계와 회사 상황에 밝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이례적으로 외부 출신인 정 사장을 핵심 계열사 사장에 내정했을 만큼 능력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정 사장이 이번에 연임해 오렌지라이프 대표를 계속 맡고 앞으로 신한생명과 통합법인의 대표까지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원활한 통합을 이뤄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일은 신한금융그룹과 정 사장의 과제로 남아있다.
정 사장이 ABL생명 사장으로 있을 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노조에도 강경하게 대응했던 점을 놓고 신한생명 노조가 여전히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조직문화에도 큰 차이가 있어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하면 임직원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한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정 사장의 인사와 관련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작업은 생각보다 늦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