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9-07-31 15: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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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전기차가 테슬라만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가 한 달여 전 ‘코나EV’를 소개하면서 내보냈던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 현대자동차 '코나EV'.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뒤 중국시장에서 힘을 못쓰고 있는 현대차가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옛 위상 회복에 나선다.
곧 중국에서 출시될 코나EV는 중국시장에서 현대차가 새 출발하는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할 차량으로 꼽힌다.
세계 1위 전기차기업인 테슬라와 비교하면서까지 상품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는데 코나EV가 과연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31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르면 8월 말에 코나EV(중국명 엔씨노EV)가 중국에 공식 출시된다.
코나EV의 제원을 보면 유럽 인증기준 배터리용량 13.8kWh당 100km를 주행할 수 있어 최대 주행거리는 500km다. 최대출력 150kW, 최대토크 310kgf·m 등의 주행성능을 낸다. 출시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최근 현대차는 코나EV 출시를 앞두고 베이징현대 홈페이지를 통해 코나EV 알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18일 “코나EV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세계적으로 1만3590대 판매됐다”며 “4월 판매량인 4032대는 세계 친환경차 분야에서 판매량 10위에 오른 것”이라고 소개했다.
워즈오토가 올해 초 선정한 ‘2019 세계 10대 엔진’에 코나EV의 파워트레인이 선정되기도 했고 ‘2019 북미 올해의 차’에 뽑혔다는 사실도 함께 알리며 “코나EV는 해외에서 2019년 가장 유망한 순수전기차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6월에도 코나EV를 테슬라와 비교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코나EV는 핵심 기술에서 테슬라보다 뛰어나 세계에서 많은 인기를 얻는 스타모델 가운데 하나”라며 “테슬라의 모델X, 재규어의 I페이스, 아우디의 e트론과 같은 전기차들과 비교해 가장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도 설명했다.
현대차가 코나EV를 집중 홍보하는 것은 중국사업의 반등을 위해 코나EV의 흥행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중국에서 자동차를 모두 27만2212대 판매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38만 대 넘게 팔았는데 판매량이 급감했다.
친환경차 성적은 더욱 초라하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모두 3종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아반떼EV(중국명 엘란트라EV)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이다. 전기차로는 엘란트라EV가 유일한데 상반기에 전체 판매량의 0.26%에 불과한 725대가 판매될 정도로 부진했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해 친환경차 생산비중을 일정 수준(2019년 기준 10%) 이상으로 끌어올리도록 완성차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차의 성과는 매우 저조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내연기관차 판매량이 30% 이상 급감하는 상황에서 친환경차 판매까지 늘려야 하니 현대차로서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현대차가 꺼내든 카드가 코나EV를 필두로 한 전기차다.
현대차는 최근 중국 스촨성의 충칭5공장 생산라인 가운데 일부를 전기차 전용라인으로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내연기관차 라인을 축소하고 전기차에 힘을 실어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라인 전환에 따라 생산되는 첫 차가 바로 코나EV인데 현대차로서는 코나EV 판매에 성공해야 중국시장에서 반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코나EV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친환경차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구축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친환경차시장을 기반으로 예전의 입지를 되찾는 '장정'에 나설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코나EV마저 중국 고객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면 현대차 중국사업의 앞날은 더욱 막막해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코나EV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현대차는 “코나EV는 세계 친환경차시장에서 다른 차량의 벤치마크(기준)가 됐다”며 “코나EV는 잠재력을 지닌 중국 친환경차시장에서도 세계 최고의 평판을 앞세워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코나EV에 이어 하반기에 라페스타EV까지 추가로 투입해 현지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