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여름휴가 선예약 항공권으로 지탱되고 있던 일본 노선 여객수요가 9월부터 본격적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저비용항공사(LCC)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미리 예약한 항공권을 취소하는 사례가 그렇게 많지 않다”며 “하지만 9월부터는 일본 여행 보이콧이 본격적으로 저비용항공사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9월부터 일본 노선 운항을 중단하거나 운항편수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부산에서 출발하는 오이타 노선과 사가 노선, 대구에서 출발하는 구마모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에어부산은 대구~도쿄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대구~오사카, 기타큐슈 노선의 편수를 줄인다.
이스타항공 역시 김해에서 출발하는 삿포로와 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일본 노선을 중단하면서 발생하는 잉여 항공기를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노선과 싱가포르, 몽골 울란바토르 등 올해 하반기에 신규 취항하는 노선에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진에어다. 진에어는 현재 신규 취항을 제한하는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일본 노선을 대체할 수 있는 새 노선을 취항할 수 없다. 섣부르게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가는 기재를 낭비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진에어는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하루 4회에서 3회로 줄일 계획 등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서는 진에어가 동계 시즌 스케줄을 구상할 때도 일본 노선의 비중을 줄이고 동남아시아 노선의 비중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저비용항공사의 주력 노선은 중국 노선, 일본 노선, 동남아시아 노선 등 3개다. 진에어는 여기에 대형기인 B777을 이용한 대양주 괌, 하와이 노선을 추가로 운항하고 있다. 일본 노선을 대체할 수 있는 노선은 중국 노선, 동남아시아 노선, 대양주 노선의 세 곳인 셈이다.
진에어는 현재 제주도에서 상하이, 시안으로 향하는 노선과 인천에서 홍콩, 마카오로 향하는 4개의 중국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제주 출발 노선은 증편을 살필 정도로 수요가 탄탄하지 않고 홍콩, 마카오 노선 역시 최근 홍콩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여객 수요가 주춤하다.
괌이나 하와이 역시 일반적으로 동계 시즌에 선호되는 여행지는 아니다. 진에어는 통상적으로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은 하와이 노선을 운항하지 않는다.
결국 진에어에게 남아있는 선택지는 동남아노선 뿐이다.
동계시즌에 들어서고 날씨가 추워지면 날씨가 포근한 동남아시아지역은 일본을 대체하는 여행지로 각광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일본의 주요 여행지 가운데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은 더운 날씨 때문에 여름보다는 겨울철에 여행하기가 좋은 곳인 만큼 이 여행지들의 수요를 동남아 관광지들이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진에어는 현재 대형 항공기인 B777을 베트남 다낭 등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대형 항공기는 한번에 많은 승객을 수송할 수 있기 때문에 탑승률이 보장된다면 중소형 항공기보다 수익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진에어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일본 노선 수요 감소가 본격화 되는 9월 전에 국토교통부 제재가 해소되는 것이다.
하지만 진에어가 경영문화대책을 모두 이행했다고 주장하는 데도 국토교통부가 이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데다 제재의 원인이 됐던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한진그룹 경영복귀로 제재 해소시점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토교통부의 제재 해소가 지연됨에 따라 진에어 2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더욱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조현민의 한진칼 경영복귀도 국토교통부 제재 해소에 부담이 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파악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임직원이 모두 함께 제재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와도 지속적으로 제재 해소를 위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