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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SK이노베이션, 일본 수출 규제 배터리로 번질까 촉각

석현혜 기자 shh@businesspost.co.kr 2019-07-08 18: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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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규제 범위를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넓힐 가능성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일본 수출 규제 배터리로 번질까 촉각
▲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

8일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일본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수출 규제를 확대할 경우 배터리 핵심소재 중 알루미늄 파우치와 전해액 첨가액 등 일부 소재는 대안마련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범위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에서 자동차 제조분야와 배터리를 포함한 화학분야까지 광범위하게 확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도 이에 대응해 해당 분야별 일본산 제품 의존도를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는 크게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의 핵심소재로 구성돼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생산업체들의 소재별 일본 의존도는 전해액 첨가제와 알루미늄 파우치 등 기타 부자재가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제조사에 따르면 음극재와 양극재, 분리막, 전해액의 경우 자체 생산이 가능하거나 다른 공급처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전해액은 리튬염, 용매, 첨가제로 구성돼있는데 이중 리튬염과 첨가제는 일본 기업 제품의존도가 높다. 특히 첨가제는 일본 업체들이 원천기술 특허를 소유하고 있다. 

배터리 분야 한 전문가는 “국내에서 전해액과 첨가제를 생산하는 업체들도 제조기술은 있지만 원천기술은 일본 기업 소유”라며 “일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특허권을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 부분을 문제 삼아 특허 소송이 걸린다면 한국 기업들도 100% 자유롭지 못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공급처를 다각화거나 내재화해서 일본 의존도를 줄여야 사업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가운데 일본 의존도가 높은 것은 전해액과 첨가제뿐만 아니다.

전기차 배터리를 감싸는 알루미늄 파우치나 배터리의 양극재와 음극재를 극판에 잘 접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바인더 등 일부 부자재는 일본 기업이 독점적으로 공급한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는 아니지만 만약 없다면 대체재를 찾기 힘든 부품이다.

배터리를 감싸는 알루미늄 파우치의 경우 일본 제조업체인 DNP와 쇼와덴코가 전세계 점유율 70%를 차지한다. 바인더도 일본 기업 쿠레하이가 독점적으로 생산한다.

배터리 분야 다른 전문가는 “알루미늄 파우치의 경우 국내에도 율촌화학처럼 생산하는 업체들이 있었지만 생산단가가 높아 판매가 많지 않았다”며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배터리 소재들을 자체 생산하려 노력 중이던 국내 중소형 기업에게 이번 일본 수출 규제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자체기술 개발과 배터리 소재 생산 내재화의 필요성을 더 실감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일본 수출규제 사태 이전부터 배터리 소재의 공급처 다변화와 내재화를 동시에 추진해왔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LG화학은 양극재를 일본 업체에서 공급받고 있고 25~30%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이 내재화율을 2022년까지 5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LG화학은 지난 구미형 일자리 사업에 5000억 원을 투자해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양극재는 배터리 생산 원가의 40%에 달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생산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구미 양극재 공장은 현재 검토 중인 단계”라며 “LG화학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함께 전구체와 양극재를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공급처 다변화와 내재화를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하고 SKC가 최근 동박 생산업체 KCFT를 인수하는 등 배터리 사업의 수직계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KCFT 인수에 앞서 중국 최대 동박생산업체인 왓슨의 지분 30%를 인수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가 배터리까지 확장되는 것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이와 관련해서는 지금으로선 말할 수 있는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제조업체들로서는 지금 일본 고객사들과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배터리를 완성차 업체에 납품해야 하는 업체들로서는 소재 테스트 시간이 필요해 당장 공급선 교체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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