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애플이 아이폰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애플의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아이폰 수요를 빼앗으면서 반사이익을 노릴 수 있다.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팀 쿡 애플 CEO. |
13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한가운데 놓이면서 스마트폰사업에 위험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대부분의 물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 등 애플 제품도 이번 관세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라큐스대 경제학과의 한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미국이 실제로 관세를 부과하면 애플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수많은 소비자용 제품이 관세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애플 아이폰XS를 기준으로 1대당 160달러에 이르는 관세가 매겨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애플이 미국에서 아이폰 가격을 높여 판매하지 않으면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는 일을 피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가격을 높이면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중국에서도 아이폰 판매에 큰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무역분쟁으로 미국을 향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소비자들이 갈수록 아이폰 구매를 꺼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 부과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빠르게 대안을 찾아야만 한다"고 바라봤다.
애플의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미국과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아이폰 수요를 대체하며 반사이익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에서 1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9% 줄어들며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량은 같은 기간 25% 감소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1분기에 미국과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모두 점유율을 늘리면서 애플과 격차를 좁혔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이 본격화된다면 삼성전자가 미국과 중국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따라잡는 데 더 속도가 붙을 공산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은 아이폰 판매량이 이미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분쟁으로 더욱 타격을 안게 됐다"며 "올해 큰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