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미국에서 맞대결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공격적 마케팅으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미국 안착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은 미국 바이오의약품시장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 미국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제약사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이 6월 미국에서 특허 만료를 앞두면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글로벌제약사 로슈의 허셉틴은 매년 8조 원에 가까운 매출을 내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미국시장 규모는 약 3조 원으로 추산된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외에도 화이자, 마일란/바이오콘, 암젠/엘러간 등이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판매를 허가받았다.
미국에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수요는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에서 유방암 환자가 허셉틴을 1년 동안 투여하면 약 8만 달러(약 9천만 원)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허세팁 바이오시밀러를 투약하면 최소 30% 이상의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높은 약의 가격 때문에 유방암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오리지날의 10%만 잠식해도 매출 3천억 원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제약사 테바와 손자고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를 판매할 준비를 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미국 판매는 화이자에게 맡기고 있다. 하지만 항암제분야에서는 테바가 강력한 북미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판단해 파트너사를 화이자가 아닌 테바로 선정했다.
서정진 회장은 허쥬마의 미국시장 안착을 자신하고 있다.
이미 램시마를 통해 미국 진출에 성공한 경험이 있고 허쥬마가 이미 2018년 5월 유럽에 출시돼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미국에서도 허셉틴의 수요를 충분히 잠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허쥬마는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이 약 7%에 이르며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가장 앞서있다.
서 회장은 3월26일 셀트리온 주주총회에서 “램시마를 판매하고 있는 화이자보다 테바와 계약관계가 셀트리온에 더 유리하게 돼 있어 허쥬마의 마케팅이 더 공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에서 허쥬마의 침투속도가 램시마보다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3월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가 허셉틴보다 효과적이었다는 임상결과를 발표하는 등 미국 진출을 앞두고 온트루잔트 알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한승 대표는 미국 국적으로 바이오 벤처기업 ‘다이액스’의 나스닥 상장을 이끌었던 만큼 미국 바이오제약업계에 정통하다
지금도 미국에 상당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온트루잔트의 미국시장 안착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온트루잔트의 미국 내 판매는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MSD)가 맡는다.
다만 셀트리온과 달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허셉틴 개발사 로슈와 특허문제를 합의하지 않았다. 허셉틴은 성분뿐만 아니라 제형 등 수십여 가지로 특허가 등록돼 있다.
따라서 로슈와 합의 없이 6월 허셉틴의 성분 특허 만료와 동시에 온트루잔트를 출시하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현재 로슈와 허셉틴의 특허와 관련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온트루잔트를 언제 미국에 출시할 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