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리츠, 현대오일뱅크 등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을 미루면서 기업공개시장이 올해도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대어급 기업으로 꼽히는 교보생명과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이 불투명해졌다는 점도 기업공개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1분기 기업공개 공모 규모는 2018년 1분기 공모 규모인 4778억 원을 밑돌 것으로 추정됐다.
공모 규모가 1조5천억~1조7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 홈플러스리츠(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상장을 철회한 영향이 크다. 홈플러스리츠는 3월29일 코스피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최종 공모가격을 확정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시행했는데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워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며 “구체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다시 검토한 뒤 상장에 재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는 증시 부진으로 기업공개시장이 크게 부진했는데 올해는 기업공개 공모 규모가 1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처음에는 우세했다.
하지만 1분기에만 '대어급'인 현대오일뱅크, 홈플러스리츠 등이 상장을 연기하면서 올해 기업공개시장도 2017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해에 이어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18년 기업공개 공모 규모는 2조7505억 원으로 2017년 공모 규모(7조9741억 원)의 3 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또 다른 대어급 기업으로 꼽히는 교보생명과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기업공개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교보생명과 이랜드리테일의 공모 규모는 각각 2조 원으로 추정된다.
교보생명은 올해 9월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의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상장이 다소 불투명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랜드리테일도 상반기 내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한국거래소가 추가 서류를 요청하고 2018년 12월 청구한 상장예비심사에서 아직 승인을 얻지 못함에 따라 상장 일정이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3월을 기업공개시장의 변곡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대어급 기업들이 좋은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최근 기업들의 상장 연기 결정이 기업공개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상장을 연기한 것이 일시적으로 시장 부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공개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국내 경제와 국제관계 등이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