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정보전자소재부문의 도약을 위해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을 눈여겨 보고 있다.
LG화학의 정보전자소재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며 새 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업계에서는 신 부회장이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사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LG화학 관계자는 “정보전자소재부문은 앞으로 올레드(OLED) 관련 소재사업에 더욱 무게를 싣게 될 것”이라며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사업도 긍정적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휘는 유리'로 불리는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은 휘는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다. LG화학의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의 성장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사업 안정성이 높다.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는 앞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19’에서 화면을 말거나 펼 수 있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LG전자가 롤러블TV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에서 우위를 다져가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휘는 디스플레이 제작에 쓰이는 투명 폴리이미드필름 수요는 급격하게 늘 가능성이 크다.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도 신 부회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요소 가운데 하나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의 최대 수요처인 접는 스마트폰은 시장이 2022년 5010만 대 수준으로 확대되고 그 뒤로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SA는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의 용도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서 TV, 자동차, VR(가상현실) 등으로 확대되고 적용방식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부회장이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사업의 투자자금을 마련하는 것과 선발 주자들을 따라잡기 위한 경쟁력 확보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정보전자소재부문에서 LCD 유리기판사업에 7천억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6년째 장고하고 있는데 사업 전략의 무게중심을 올레드로 옮기기로 한 만큼 이 투자계획을 접고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SK이노베이션 등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사업의 선행주자들이 양산설비를 마련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1천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LG화학이 여윳돈을 제품 연구개발에 투입해 기술 개발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LG화학 관계자는 "소재 사업에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만큼 추진이 결정되면 선발주자들을 따라잡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의 정보전자소재부문은 LCD 편광판 등 LCD 관련 소재사업에 집중하다 2018년 부진한 실적을 거둔 만큼 올해 새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있다.
LG화학의 정보전자소재부문은 2018년 매출 3조2730억 원, 영업손실 283억 원을 거뒀다. 2017년과 비교해 매출은 6.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5.4% 급감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