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0-03-13 16: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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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참가해 금융사 인수에 재도전하고 있지만 승리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사장이 반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
13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KB증권과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가 강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MM프라이빗에쿼티는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인수자금을 제공받기로 하면서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존재감을 높였다”며 “기존 유력한 후보로 평가됐던 KB금융지주, MBK파트너스와 함께 치열한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었는데 현재로서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사장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금융업으로 투자영역 확대를 모색했지만 판세가 이대로 기울면 아쉬움이 커질 수 있다.
한 사장은 지난해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모두 참여하는 등 금융사 인수를 향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5월 초만 해도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하나금융그룹, MBK파트너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금융업 진출을 바로 눈앞에 두기도 했다.
하지만 KT에 ‘엔서치마케팅(현재 플레이디)’를 넘기는 과정에서 증여세 탈세 등의 혐의로 KT노조가 한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한앤컴퍼니는 20일여 만에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잃고 롯데카드 인수에 실패했다.
한 사장은 두 달 뒤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만큼 롯데카드 인수를 놓친 아쉬움이 더욱 깊게 남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 사장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반전을 위한 카드를 마련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한앤컴퍼니가 금융사 경영경험이 없는 등 차별화된 강점을 내세우기 어려운 만큼 인수전 승리를 위해 이른바 ‘통큰 베팅’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한 사장은 2019년 롯데카드 인수전에서도 롯데카드 지분 80%를 인수할 가격으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1조4400억 원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낸 경험이 있다.
일각에서는 NH투자증권이 한앤컴퍼니에 푸르덴셜생명 인수금융을 주선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한앤컴퍼니에 이미 수 차례 인수금융을 제공한 적이 있다.
NH투자증권은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을 통해 2019년 3월 글로벌 자동차부품회사인 마그나의 유압제어사업부를 인수할 때 인수금융을 제공했다. 2018년 한앤컴퍼니가 SK해운을 인수할 때도 인수금융을 주선했다.
최근 한앤컴퍼니가 SK케미칼의 바이오에너지사업부 인수를 추진하는 데도 NH투자증권이 인수금융을 제공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 사장은 푸르덴셜생명이 알짜매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인수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푸르덴셜생명의 2019년 3분기 기준 자산규모는 20조8081억 원 정도로 업계 10위권 밖이지만 같은기간 누적 순이익 1464억여 원을 거둬 생명보험사 가운데 상위권에 속했다. 보험금 지급능력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도 2019년 3분기 기준 515.04%로 재무건전성도 뛰어나다.
보험업계 저성장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KDB생명보험을 비롯해 잠재적 매물로 예상되는 MG손해보험, ABL생명보험 등과 추가 인수합병 통한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