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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이사 연임 부담 커져, 동병상련 대림산업 이해욱은 포기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3-13 15: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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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지주사 효성의 사내이사 연임을 강행할까?

조 회장과 마찬가지로 재판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이 대림산업 사내이사 연임을 포기하면서 조 회장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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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13일 효성에 따르면 20일 열리는 제6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논의된다.

조 회장이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사내이사 재선임은 확정적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조 회장, 조현상 효성 총괄사장 등 효성 오너일가 3명이 효성 지분 52.79%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적 관점에서 보면 조 회장은 효성 사내이사 연임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조 회장은 효성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성공적으로 지휘했고 마지막 과제인 금융계열사 효성캐피탈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것도 아니다.

2019년 효성그룹은 지주사 효성을 포함한 주력 5개회사가 영업이익 1조102억 원을 거뒀다. 2016년 이후 3년 만의 영업이익 1조 원대 복귀다. 고부가 제품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조 회장의 사업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조 회장의 효성 사내이사직 연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조 회장이 횡령과 배임 등 각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에 피해를 입혔기 때문에 사내이사로 활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조 명예회장과 함께 효성의 분식회계와 탈세 등 8천억 원의 비리와 관련한 재판을 11년째 받고 있다. 현재 대법원의 최종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1심과 2심에서는 모두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형이 선고됐다.

2018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개인회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부당 지원했다는 혐의로 고발된 사건도 재판을 앞두고 있다. 2019년 12월 검찰은 조 회장을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조 회장은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상장이 무산되자 개인 보유지분을 회사가 재매수하도록 한 179억 원의 배임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인데 1심에서는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당시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와 관련한 179억원의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조 회장이 2007∼2012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배우 등을 허위 채용해 약 3억7천만 원의 급여를 허위로 지급하고 2002∼2011년 효성인포메이션에서 근무하지 않은 측근에게 12억4천300만 원의 허위 급여를 지급한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조 회장은 이런 여러 재판의 변호사 비용을 효성이 대납하도록 한 횡령 혐의로도 2019년 12월 검찰에 송치됐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러 건의 재판 가운데 특히 집행유예 없이 징역 2년이 선고된 혐의도 있다는 점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경영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참여연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등 단체들은 2월 오너 경영인의 재판 리스크를 들어 국민연금이 효성과 대림산업에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이 12일 대림산업 사내이사 연임을 포기한 것도 이런 요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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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욱 대림그룹 회장.

조 회장과 이 회장을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다.

조 회장은 오너 일가 보유지분만으로 효성 지분율이 50%를 넘는 만큼 주총에서 모든 공격적 주주제안을 막아낼 수 있지만 이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은 대림산업 지분의 23.12%만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국민연금이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선다면 표대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국민연금은 대림산업 지분을 12.29% 들고 있다.

게다가 이 회장은 계열사 대림산업의 사내이사직를 내려놓는 것이고 조 회장은 지주사 효성의 사내이사 포기를 요구받고 있다. 그룹 계열사와 지주사의 무게감은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조 회장이 안고 있는 오너 리스크는 규모와 위험성 면에서 이 회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 회장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재판 하나만으로도 사내이사 연임을 포기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의 재판은 모두 진행 중인 사안으로 결과를 예상할 수 없다”며 “조 회장의 경영능력이 그룹의 실적으로 입증되고 있는 만큼 주주들께서 잘 판단해 주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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