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법원의 자율구조조정프로그램 기한 연장에도 사전기업회생제도(P플랜) 돌입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답답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잠재적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와 아직까지 투자계약을 맺지 못한 데다 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 지분 감자문제도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쌍용차 회생 위한 시간 벌어, 투자유치는 여전히 장담 못 해

▲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26일 쌍용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쌍용차는 법원으로부터 28일까지인 자율구조조정프로그램(ARS) 기한을 연장받았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신청서를 접수하면서 동시에 쌍용차에게 자율구조조정프로그램 기한을 이달 말까지 부여했다. 

자율구조조정프로그램 기한 중에 쌍용차가 추진하는 사전기업회생제도 돌입이 지연되는 점을 고려해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도 함께 연기한 것이다

사전기업회생제도는 기업회생절차를 법원에 신청한 기업이 신규투자나 채무변제 가능성이 있을 때 채권자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 사전기업회생제도 계획안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면서 회생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자율구조조정프로그램 기간 연장과 관련해 이해관계자 사이 협의가 지속되고 있는 한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늦어도 3월 중순에는 법원에 사전기업회생제도 계획안를 제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쌍용차가 시간을 벌었음에도 실제 사전기업회생제도 추진은 좀 더 장기화할 가능성이 나온다.

첫 단추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의 지분 감자 등의 절차부터 지연되고 있어 쌍용차의 사전기업회생제도 추진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쌍용차는 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의 지분 감자 및 채권 삭감을 마치고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의 투자를 받아 사전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하고 동의를 받는 순서로 사전기업회생제도를 추진하고자 했다.

일반적으로 사전기업회생제도를 추진할 때 기업에 부채가 자산보다 많으면 대주주 의결권이 없어진다. 하지만 최근 쌍용차 공장이 있는 평택의 땅값이 오르면서 마힌드라앤마힌드라의 의결권도 일부 부활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쌍용차가 사전기업회생제도를 추진하는데 동의했지만 인도 금융법상 지분 및 채권 삭감 등과 관련해서는 인도 중앙은행이 승인을 해 줘야한다.

하지만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아직까지 인도 중앙은행의 승인조차 받지 못했다.

더구나 잠재적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쌍용차에 투자를 하는 것과 관련해 숙고에 들어가면서 아직까지 투자와 관련해 쌍용차는 확답을 받지 못했다.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는 최근 쌍용차의 생산중단으로 투자 결정을 미루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는 자체 자금으로만 쌍용차를 인수하기 어려워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의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쌍용차의 공장 가동중단이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2월 한 달 동안 단 사흘만 겨우 공장을 가동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와 투자유치 계약과 관련해 협상을 하고 있다"며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에서 앞으로 쌍용차 운영계획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