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아버지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을 향한 성년후견인 신청으로 동생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과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임, "대주주가 단결하지 못해 송구"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


24일 법무법인 케이엘파트너스에 따르면 조현식 부회장은 5일 한국앤컴퍼니 이사회에 보낸 주주서한에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 부회장은 주주서한에서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한국앤컴퍼니의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영입하는 것으로 대표이사로서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현식 부회장은 지난해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신청과 관련해 참가인 자격으로 의견서를 내면서 조현범 사장과 갈등이 불거졌다.

조현식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까지 우리 회사가 여러 이유로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본의든 아니든 창업주 후손이자 회사의 대주주들이 일치단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관련해 대표이사이자 대주주로서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야 말로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조금이나마 부응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로써 경영권 분쟁 논란도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조현범 사장이 2020년 6월 시간외 대량매매로 조양래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주식 23.59%를 모두 인수해 지분을 42.90%로 늘리며 승계구도를 굳혔다.

하지만 한 달 뒤인 2020년 7월에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과 관련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해 경영권 갈등이 본격화 됐다.

조현식 부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기 전에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회계 투명성과 기업가치의 전문가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초빙돼 지배구조와 관련해 조언한 바 있다.

이외에도 국내 유수의 회사에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해당 기업의 지배구조 평가를 기존 C등급에서 A등급으로 이끄는 성과를 냈다.

조현식 부회장은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지는 지금까지 한결같았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며 “이 교수 추천은 회사의 미래지향적 거버넌스와 주주가치 제고에 큰 초석을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걸고 드리는 진심 어린 제안이다. 이에 주주의 탁월한 선택과 지지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건을 포함한 한국앤컴퍼니의 주주총회 안건은 25일 이사회 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는 3월 말에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