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이 소규모 도시정비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는데 쌍용건설은 코로나19로 부진한 해외건설을 국내 주택사업에서 만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을 외면하기 어렵다.
 
쌍용건설 소규모 도시정비사업 주시, 김석준 해외 대신 국내주택 힘줘

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


22일 쌍용건설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쌍용건설은 지난해 주택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올려 올해도 수도권과 지방광역시를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석준 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앞으로 정부의 주택공급정책을 계속 주시하겠다"며 "철저한 사업분석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주요 건설사들이 즐비한 대규모 도시정비사업과 달리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의 수주전은 비교적 할 만하다"며 "수도권과 5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9월 경기도 고양시 고양동 1-2구역 소규모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는데 이때 소규모 재건축은 물론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200세대 아래 소규모 도시비사업의 규제가 완화되고 공공 참여 가능성이 커지는 등 시장의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점은 쌍용건설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요소로 꼽힌다.

7일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세대 미만 소규모 재건축사업에 공공참여 모델을 도입하는 '빈집 및 소규모 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은 조합을 설립할 필요가 없다. 조합 안팎의 갈등이 적어 사업기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월19일부터 서울시에서 가로주택정비 층수제한이 최고 15층 이하로 완화된 심의기준이 적용되는 점도 소규모 도시정비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가로주택정비제도 개선으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노후 저층주거지 개선과 함께 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형건설사들은 200세대 아래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에서 조직 규모에 맞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편이다.

쌍용건설이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으로 발을 넓히는 데는 국내 주택사업의 호실적과 더불어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사업의 신규수주 감소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업 비중이 큰 쌍용건설은 지난해 해외 발주 자체가 적어 어려운 한 해를 보냈을 것"이라며 "그런 가운데 큰 기대없이 시작했던 주택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서 사업의 위상이 바뀌었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석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18년 더 플래티넘으로 브랜드를 재단장한 뒤 주택사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주택사업의 확대와 관리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주택사업과 관련해 적정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주택사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 알 수 있다.

쌍용건설은 치열해지고 있는 리모델링시장에서도 시공실적 1위를 지키기 위해 지난해 리모델링팀을 다시 조직하는 등 주택사업 전반에 걸쳐 힘을 쏟고 있다.

쌍용건설은 올해 주택사업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9개 프로젝트를 통해 매출 1조2900억 원, 6700 세대를 분양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2020년에는 목표를 넘어 7354세대를 분양하는 실적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