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전기차 전용 충전소를 세우는 등 관련 인프라 확대에 힘을 주면서 SK렌터카와 사업 시너지 창출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황일문 SK렌터카 대표이사 사장이 2021년 핵심 과제로 내세운 전기차 렌털사업 확대에도 힘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 충전인프라 힘줘, 황일문 SK렌터카 전기차 렌털 힘붙어

▲ 황일문 SK렌터카 대표이사 사장.


21일 SK네트웍스가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해 서울 강동구 길동 주유소부지에 만든 전기차 전용 초고속 충전소가 개관했다.

‘길동채움’이라고 이름 붙은 이 공간은 전기차 충전소뿐 아니라 친환경차량 시승센터, 카페 공간 등을 갖춘 곳이다. 

길동채움은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충전소라는 점을 포함해 SK네트웍스의 모빌리티사업 확대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렌터카는 이미 SK네트웍스와 현대차그룹의 협력관계에 힘입어 올해 현대기아차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해 내놓을 전기차 새 모델들과 연계한 ‘EV올인원’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SK렌터카의 기존 ‘EV올인원’ 상품은 렌털비에 충전비용을 포함해 국내 7천여 개 한국전력 및 환경부 충전소를 고객이 별도의 결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와 연계한 새 ‘EV올인원’ 상품도 충전서비스를 강화한 유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가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는 여러 기업들과 제휴·협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황 사장은 올해 전기차 렌털사업 확대를 이끌고 가는 데 든든한 울타리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SK네트웍스는 2021년도 조직개편에서부터 사업총괄 직책과 경영지원본부를 신설하면서 SK렌터카 등 자회사 사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시너지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기존 명동사옥을 팔고 서울 청계청 인근에 SK렌터카 등 자회사가 함께 입주할 새 사옥을 마련했다. 새 사옥에 공용 회의실 등을 만들어 업무내용을 공유하고 협업도 늘리겠다는 취지다. SK렌터카는 3~4월경 현재 있는 삼성동 사옥에서 새 사옥으로 이전한다.

황 사장은 올해 SK네트웍스 워커힐사업부문 총괄에서 SK렌터카 대표로 자리를 옮겼는데 신년사를 통해 전기차 렌털사업 확대를 올해 경영목표의 하나로 꼽았다.

자동차렌털업계에 따르면 완성차영역에서 전기차시장이 커지면서 전기차 렌털에 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현대기아차 등 국내기업을 비롯한 테슬라 등 글로벌기업들이 전기차 새 모델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렌털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를 타 보고 싶지만 복잡한 보조금 문제, 전기차는 중고차 시장가격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구매가 망설여지는 소비자들이 렌털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SK렌터카만 해도 2020년 전기차 렌털차량 보유대수를 1500여 대로 2019년 700여 대에서 2배 넘게 늘렸다. 올해도 1월 녹색채권 발행으로 마련한 900억 원 규모 자금을 전기차 등 친환경차 구매에 쓰기로 했다.

경쟁사인 롯데렌터카도 2020년 기준 전기차 장기렌털 계약 누적대수가 8천대를 훌쩍 넘어서며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렌터카 관계자는 “황 사장이 아직 주주총회가 남아 정식 대표 임기가 시작되기 전인 만큼 내부에서 올해 경영계획을 공유했다”며 “전기차 렌털사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취지도 있지만 그보다는 시장 자체의 성장성이 크기 때문에 올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힘을 실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SK네트웍스에서 ‘전략가’로 꼽힌다. 황 사장이 SK렌터카 대표에 선임된 것도 SK네트웍스가 그룹 차원에서 SK렌터카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관련 사업에 더 주력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2020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4.3%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SK렌터카가 중심인 카라이프사업부문은 매출 호조를 보이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철강, 화학부문 무역사업 등을 하는 글로벌상사부문이 부진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네트웍스는 2020년 3건의 자산 매각을 통해 모두 1조7천억 원을 확보했고 이를 재무구조 개선과 주력사업인 SK렌터카의 모빌리티, 공유경제사업 역량 강화에 사용할 것이다”며 “SK렌터카가 포함된 모빌리티사업 등 핵심사업의 역량 강화가 곧 SK네트웍스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