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이 스마트시티사업에 빠르게 발을 들여놓고 정보통신기술(ICT)기업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그룹 계열사 보성산업과 함께 전남 해남군에서 대규모 스마트시티 개발사업을 펼치고 있어 앞으로 추진될 스마트시티사업에서 많은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양 스마트시티사업 주연되기 경쟁력 키워, 상장 때 기업가치도 유리

▲ 김형일 한양 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시티사업에서는 정보통신기술기업이 주축이 되고 건설사는 조연 역할에 그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지만 한양은 관련 노하우를 빠르게 습득해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수준까지 역량을 키워낸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시티는 주거와 교통 등 도시인프라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하면서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 형태를 말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스마트시티 추진 동향과 건설산업의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시티사업은 인프라구축 중심의 건설사 역할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됐다.

이 보고서에서 이승우·허윤경 연구위원은 "스마트시티가 건설산업의 새로운 시장이며 스마트인프라 확충이 건설산업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디지털뉴딜, 스마트시티 추진의 흐름을 보면 건설산업과 연계성이 크지 않으며 대부분 정보통신기술 중심의 도시관리 및 편의 서비스 중심의 프로젝트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양은 기존에 추진하고 있던 도시개발사업을 스마트시티 개발사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정보통신기술 기업과 꾸준한 협업으로 노하우를 쌓아 건설사가 스마트시티 사업모델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양은 2017년 9월 기존 '유비쿼터스도시의 건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스마트도시 조성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으로 개정되며 스마트시티(도시)라는 명칭이 공식적으로 사용된 초창기부터 스마트도시사업을 추진해 왔다.

보성그룹 계열사 한양은 2007년 종합부동산개발기업 보성산업, 전라남도 등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C)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을 설립한 뒤 전남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 일대 2090만㎡(632만 평) 부지에 솔라시도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솔라시도 개발 프로젝트는 2025년까지(자율주행도로는 2030년)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친환경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양은 과거 관광레저 중심의 계획도시로 만들어 가고 있던 솔라시도에 2017년 스마트시티의 청사진을 접목해 전라남도와 함께 스마트시티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솔라시도는 스마트팜, 자율주행, e모빌리티 등 다양한 첨단시스템을 구현한 도시로 탈바꿈한다.

이와함께 한양은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인 LGCNS와 협업을 통해 스마트시티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

스마트시티에 필요한 IT기술을 건설사인 한양이 직접 개발하지는 않지만 정보통신기술 기업과 협업하며 스마트시티의 인프라부터 최첨단 IT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조성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양은 현재 보성산업 등 그룹 계열사와 함께 솔라시도를 직접 스마트시티로 조성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시티에 접목할 IT기술의 활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익힐 수 있다.

한양, 보성산업 등 보성그룹은 2020년 3월 LGCNS와 스마트시티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코리아DRD를 설립한 뒤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협력을 이어왔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10월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세종 5-1생활권)' 민간사업자 공모에서 LGCNS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는 행정도시 5-1생활권의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에너지·환경, 거버넌스, 문화·쇼핑, 일자리 등 7대 서비스 구현에 최적화한 274만㎡(83만 평) 규모의 공간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1조4900억 원 규모다.

LGCNS는 스마트시티분야에서 선도적 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LGCNS는 2018년 7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 인증을 받았고 2019년 110개 기업이 참여하는 스마트시티 융합얼라이언스 의장사를 맡기도 했다.

한양이 스마트시티에 힘쓰고 있는 것은 올해 계획하고 있는 상장에서 미래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한국판 뉴딜 연계 스마트시티 추진전략 보고대회'에서 2025년까지 스마트시티사업에 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혀 스마트시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양은 지난해 8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올해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하반기 상장을 추진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양 관계자는 "스마트시티사업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과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이라며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되는 스마트시티 공모사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