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제철소에 친환경설비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낸다.

정부가 '탄소중립' 의지를 밝히고 온실가스 배출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탄소세’를 통해 증세할 방침을 세우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포스코가 빠르게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탄소중립 강한 의지, 포스코 제철소 친환경설비 구축 서두른다

▲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9일 포스코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등 2곳에 친환경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9700억 원을 투입한다.

포스코는 애초 2021년까지 1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계획을 1년가량 앞당겼다.

포스코는 11월 광양제철소에 선택적촉매환원설비를 준공했는데 이런 시설을 더욱 빠르게 늘리겠다는 것이다.

선택적촉매환원설비는 철광석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인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친환경설비를 말한다.

정부가 앞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해 탄소배출과 관련한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포스코로서는 친환경 설비를 도입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앞으로 큰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월23일 G20 정상회의에서 "올해 안에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장기 저탄소 전략을 마련하고 유엔(UN)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탄소중립은 산업과 에너지 구조를 바꾸는 담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탄소중립이란 온실가스 배출량과 온실가스 제거량을 더해 순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뜻한다. 정부는 세제와 탄소 부담금, 배출권 거래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가격체계를 재설계하기 위해 2021년 연구용역을 진행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주력사업이 철강사업인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큰 과제로 꼽힌다. 

온실가스정보센터에 따르면 포스코는 2019년에 1년 전보다 11.43% 증가한 8148만1198톤을 배출해 국내법인 가운데 가장 많았다.

아직까지 포스코만 놓고 보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부가 배정한 탄소배출권보다 적어 다른 기업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구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계열사로 확대해 보면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 강판은 2019년과 2018년에 각각 탄소배출권 9197톤과 1만1305톤을 다른 기업으로부터 차입해 온실가스 감축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포스코는 이에 따라 친환경설비 가운데 특히 온실가스 배출을 즐이기 위한 시설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포항제철소에 부생가스발전소를 새로 건설한다. 2023년 12월까지 2조 원가량을 투입해 포항제철소에 부생가스발전소를 짓기로 했다. 

부생가스는 제철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가스를 말하는데 이를 다시 모아 전력생산하고 이를 제철소 전력으로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석탄사용량 등을 줄일 수 있다.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은 10월27일 월드스틸다이내믹스의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철강업계가 앞으로 탄소중립을 위해 공정상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철강공정 부산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더욱 고민해야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수소에 기반한 철강 공정의 탈탄소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는 친환경 코크스 공장, 밀폐형 석탄 저장설비 등을 신설하고 광양제철소에는 3고로 등을 개수하면서 친환경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코크스는 용광로에서 철광석을 녹이면서 철광석에서 철을 분리시키는데 포스코는 이번에 신설하는 6기 코크스에 자동화시스템 도입을 통해 친환경 공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의 도입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투자를 이어가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2022년까지 포스코 계열사 전체 공장 66곳에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PosFrame’을 적용하면서 에너지 효율성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으로 에너지사용을 제어하면 그만큼 석탄 등의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탄소중립은 앞으로 철강업으로서는 반드시 실현해 나가고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야 하는 분야"라며 "12월 안에 온실가스 배출 절감과 관련한 중장기 목표 및 기술 개발 전략을 세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