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CGV와 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 운영사)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에 빗장을 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객을 모을 영화 자체가 부족해진 상황을 고려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CJCGV 롯데시네마 넷플릭스에 빗장 열어, 영화 없어 울며 겨자먹기

▲ CGV와 롯데시네마에서 11월 상영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힐빌리의 노래'와 '맹크' 포스터. <넷플릭스>


30일 CJCGV와 롯데컬처웍스에 따르면 두 회사의 영화관 브랜드 CGV와 롯데시네마는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영화 ‘더 프롬’을 12월 초에 각각 상영한다. 

12월에 공개되는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의 개봉 여부도 영화배급사와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11월에는 넷플릭스에서 만든 영화 ‘힐빌리의 노래’와 ‘맹크’를 넷플릭스 공개날짜보다 2주 먼저 상영하는 ‘홀드백’ 조건을 달고 극장 스크린에 올렸다.

CJCGV와 롯데컬처웍스는 2017년 6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옥자’의 극장 개봉조건과 관련해 넷플릭스와 충돌한 뒤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극장 관객 수가 코로나19 사태로 크게 줄어들면서 CJCGV와 롯데컬처웍스가 넷플릭스 영화 상영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영화관을 1~10월 동안 찾은 누적 관객 수는 5449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6% 줄었다. 이 기간 매출도 70.4% 감소했다.

극장 관객들의 수요가 많은 대형 영화들도 상영을 일제히 미루거나 제작 도중 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개봉날짜가 뒤로 밀리고 있다.  

일부 대형 영화는 수익을 고려해 처음부터 극장 대신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공개를 선택하기도 했다. 국내 SF 대작 ‘승리호’가 최근 넷플릭스행를 선택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CJCGV와 롯데컬처웍스도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에 우호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영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작 영화 라인업이 충분했다면 복합영화관 운영사가 넷플릭스 영화 개봉에 적극 나서진 않았을 것이다”며 “지금은 극장 관객이 볼 수 있는 콘텐츠 자체가 부족한 점이 넷플릭스 자체제작 영화를 개봉하는 데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CGV와 롯데컬처웍스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당장 큰 이익을 얻지는 못했다. 힐빌리의 노래(3613명)와 맹크(3761명)는 예술영화에 가까운 특성상 많은 관객을 모으지 못했다. 

그러나 CJCGV와 롯데컬처웍스는 앞으로도 넷플릭스에서 자체제작한 오리지널 영화를 극장에 지속해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가 영화산업에서 극장을 대체할 존재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포스트 코로나19시대를 염두에 두고 관계 조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CJCGV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에도 영화배급사와 사전협의만 잘 된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충분한 사전협의를 전제로 고객이 볼 만한 영화라고 판단된다면 개봉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