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통해 광주를 문화체험형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법안 개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특별법 개정에 국민의힘이 반대의견을 내고 있어 의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용섭, '아시아문화도시 광주' 특별법 개정에 국민의힘 반대로 힘빠져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이용섭 광주시장은 25일 광주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온라인을 통해 “특별법 개정안이 국민의힘 반대로 국회 상임위 법안소위에 오르지도 못하고 있다”며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협조를 약속한 만큼 이를 지킨다면 국민 대통합의 시작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특별법 개정안은 그동안 표류하고 있다가 26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이 되기는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로 결국 의결이 불발됐다.

특별법은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만든다는 목표로 2006년 참여정부 시절 제정됐다. 

2004년 참여정부의 국책사업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위원회가 발족됐고 2015년에는 광주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준공되기도 했다. 아시아문화전당은 문화정책 중심기관으로 해마다 아시아문화포럼을 개최하고 아시아 도시 사이의 문화교류 협력사업, 문화예술 공연, 전시,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용섭 시장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운영을 활성화하면서 이를 계기로 국내외 관광객들이 시각으로만 즐기는 문화예술을 넘어서 체험하며 오래 머물 수 있는 관광도시 광주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이 시장은 광주 문화도시를 위해 75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5대 문화권을 만들 계획도 수립했다. 5대 문화권은 근대문화권, 융합문화과학권, 아시아공동체문화권, 미래교육문화권, 시각미디어문화권으로 구성됐다.

근대문화권은 광주 구도심과 남구 양림동 등을 중심으로 근대미술관, 예술촌, 근대역사문화관을 만드는 계획을 담았으며 융합문화과학권은 광산구 비아동 일대에서 문화 콘텐츠기술 연구개발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육성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아시아공동체문화권은 남구 칠석·대촌·효촌동 일대에서 공예 등 장인기술을 중심으로 아시아문화를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았고 미래교육문화권은 서구 마륵동의 군부대 시설을 재활용한 교육시설을, 시각미디어문화권은 중외공원 주변에서 광주비엔날래에 기반한 시각미디어예술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포함했다. 

특별법은 아시아문화전당과 함께 구체적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조직으로 아시아문화원을 특수법인으로 두도록 하고 있다. 특수법인은 공적업무를 수행하지만 정부조직에 들어가지 않아 직원은 공무원이 아니다.   

특별법은 아시아문화원이 아시아문화전당을 맡아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특별법 시효가 만료되는 올해 말이 지나면 아시아문화전당도 국가기관으로서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 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은 특별법을 개정해 아시아문화원과 아시아문화전당을 합치고 국가기관화해 문화예술 콘텐츠의 기획과 제작, 유통 등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예산이 추가로 들어가고 아시아문화원 인력을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데 따른 특혜논란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27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특별법 5년 연장 개정안은 논의할 수 있지만 아시아문화원의 국가기관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인력 추가고용과 승계도 문제이지만 법이 너무 자주 변경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는 문체부 용역에서 아시아문화원을 중심으로 광주 아시아문화도시를 추진할 것을 주장하더니 올해는 갑자기 아시아문화전당을 중심으로 추진할 것을 주장한다”며 “연구용역을 받아서 결정했다고 하는데 4개월 만에 급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특별법을 개정해도 추가예산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며 “아시아문화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이니 정부소속기관을 정상화하자는 취지다”고 말했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법안 처리에 협조하라고 당부했다는데 이를 처리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유정주 의원실 관계자는 27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그동안 논의를 하자고 해도 국민의힘에서 대답이 없거나 비쟁점 사항만 논의하자고 해왔다”며 “25일 김종인 위원장이 협조를 당부했다는 말이 나오더니 26일에 법안이 상정됐는데도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문화전당이 주기관이고 아시아문화원과 이원화를 한 것은 임시로 진행해본 데 불과하다”며 “이원화의 비효율이 발견돼 다시 효율적 운영을 위한 일원화를 주장한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