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CJ그룹 주식 6천억 규모 맞교환, 물류 콘텐츠에서 협력 강화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왼쪽)와 최은석 CJ 경영전략총괄 부사장이 26일 네이버와 CJ그룹의 물류와 콘텐츠 부문 사업제휴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네이버>

네이버가 CJ그룹과 6천억 원 규모의 주식 맞교환을 통해 물류와 콘텐츠 분야의 협력을 확대한다. 

네이버는 26일 GJENM과 스튜디오드래곤, CJ대한통운과 모두 6천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맞교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CJ그룹의 콘텐츠부문 계열사인 CJ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을 상대로 각각 15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맞바꾼다. 물류부문 계열사인 CJ대한통운과도 3천억 원 규모의 주식을 서로 교환한다.

이번 주식 맞교환을 통해 네이버가 취득하는 CJ그룹 계열사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CJ대한통운 7.85%, CJENM 4.996%, 스튜디오드래곤 6.26%다. 

CJ그룹 계열사들이 얻게 되는 네이버 지분율을 개별적으로 보면 CJ대한통운 0.64%, CJENM 0.32%, 스튜디오드래곤 0.32%다. 

네이버는 “CJ그룹과 상호협력을 통해 콘텐츠와 물류 분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식 맞교환을 위해 네이버는 보유한 자사주를 CJ그룹 계열사 3곳에 각각 판다. CJENM과 CJ대한통운도 각자 지닌 자사주를 네이버에 매각한다. 매각 날짜는 27일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신주를 네이버에 배분한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앞으로 2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콘텐츠 분야에서 네이버와 CJENM, 스튜디오드래곤은 각자의 지식재산(IP)과 플랫폼 등을 결합해 국내 창작생태계를 활성화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다.

세 기업은 보유한 지식재산을 활용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실감형 콘텐츠와 숏폼(모바일에 특화된 짧은 길이의 동영상) 콘텐츠 등을 제작할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각자 보유한 지식재산의 글로벌화를 목적으로 향후 3년 동안 전체 3천억 원을 투자하면서 콘텐츠 제작과 창작자 육성 등을 위한 펀드를 함께 조성하기로 했다. 

네이버의 글로벌 서비스인 ‘브이라이브’와 ‘라인’, CJ그룹의 온라인 동영상사업자(OTT) ‘티빙’ 등 플랫폼사업자들도 협업해 글로벌 콘텐츠 유통을 강화한다. 

네이버는 티빙의 지분투자에도 참여하면서 향후 멤버십 사이 결합상품 출시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티빙은 1일 CJENM에서 물적분할된 뒤 새 지분투자자를 찾고 있다.

물류부문에서 네이버는 쇼핑 플랫폼을 바탕으로 CJ대한통운의 물류인프라와 시너지를 낼 계획을 세웠다. 

CJ대한통운은 국내 1위 수준의 택배망을 보유한 회사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e-풀필먼트(전자상거래를 위한 물류 배송과 포장, 재고 등의 통합관리시스템)와 허브터미널 등 글로벌 물류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주문부터 배송 알림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하기로 했다. 수요예측과 물류자동화 등의 디지털 물류시스템을 정교하게 만들어 스마트 물류체계를 구축할 방침을 세웠다. 

네이버와 CJ그룹은 사업제휴협의체를 통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로봇기술 등의 유망한 분야에서 공동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콘텐츠와 물류 분야에서 독보적 역량을 지닌 CJ그룹과 협업을 통해 국내외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편의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은석 CJ 경영전략총괄은 “이번 제휴는 각자의 분야에서 역량을 갖춘 두 기업이 만나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새로운 협력 패러다임이다”라며 “앞으로도 여러 형태의 개방적 협력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