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주가가 상승하려면 철강제품 가격 인상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포스코의 올해 예상 자기자본 이익률(ROE)은 2.0%으로 2021년에도 계약공급물량 가격을 올려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를 회복하지 못하면 자기자본 이익률이 3%대에 머물면서 주가가 상승할 힘도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판매량 조금씩 회복해도 가격인상 쉽지 않아 실적 고전 지속

▲ 장인화 포스코 철강부문장 사장.


포스코는 하반기 고객사와 계약공급물량 가격협상에서 철강제품 가격을 동결하거나 낮추기로 했는데 2021년에도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면 주가 상승이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2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자동차회사들과 올해 하반기에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으며 조선사와는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낮추는 데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가전용 철강제품 가격도 3분기 판매 확대를 위해 낮춘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는 자동차회사, 조선사와는 반기마다, 가전기업과는 분기마다 가격협상을 벌인다. 

자기자본 이익률은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진다. 대개 자기자본 이익률이 높으면 수익성이 좋은 기업으로 평가돼 주가가 높게 형성되지만 반대로 이 수치가 낮으면 주가 상승에 제한을 받는다.

포스코는 3분기부터 차츰 철강 판매량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재료인 철광석 값이 크게 뛴 탓에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방 연구원은  “포스코 실적은 철강 판매량을 정상수준으로 회복한 뒤에 달려 있다”며 “이때부터 영업이익 개선 정도는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당장 올해 4분기에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따졌을 때 스프레드를 크게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철광석 가격은 대개 철강회사 수익성에 1분기 정도 늦게 반영된다. 철광석 가격은 8월 말 톤당 120달러까지 치솟은 뒤 9월 둘째 주까지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월과 비교해 50% 넘게 높아진 수치다.

포스코는 올해 3분기에 별도기준으로 매출 6조6130억 원, 영업이익 178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12.3% 늘고 영업이익을 내 흑자전환하는 것이지만 2019년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4.5%, 영업이익은 73.2% 줄어드는 것이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철강업황 악화로 별도기준 첫 분기별 영업적자를 냈다. 

방 연구원은 이날 포스코 목표주가 22만 원, 투자의견 중립(HOLD)을 유지했다. 

22일 포스코 주가는 19만4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