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보현CEO톡톡] 우리금융지주 재건 갈 길 멀어, 손태승 증권 어떻게 갖추나
등록 : 2020-11-13 14:21:35재생시간 : 15:22조회수 : 3,833윤선호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하며 2022년까지 우리금융지주를 이끈다.

하지만 손태승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 갖춰야 할 것들이 많아 보인다.

손태승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재건을 위해 놓아야 할 주춧돌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짚어본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윤종학 기자


곽보현 부국장(이하 곽): 인물중심 기업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우리금융지주의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손태승 회장이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하며 2022년까지 우리금융지주를 본격적으로 이끌게 됐습니다.

손태승 회장의 지난 임기가 1년으로 짧았음에도 지주사체제로 재편하고 조직을 안정시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만 과거 우리금융지주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계열사 강화 등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입니다.

손태승 회장이 어떻게 우리금융지주 재건에 나설지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윤종학(이하 윤):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입니다.

곽: 윤종학 기자. 손태승 회장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지 6개월이 넘었습니다.

손태승 회장이 국내 첫 지주사로 출범했던 우리금융지주의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손태승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재건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요?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비은행계열사 확보 갈 길 멀다

윤: 손태승 회장은 먼저 비은행 계열사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손태승 회장은 아주캐피탈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요. 우리금융지주는 10월23일 이사회를 열고 아주캐피탈에 우선매수권 청구권을 행사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또 인수 완료 후 연내 우리금융지주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요. 아주캐피탈이 자회사로 편입되면 우리금융지주는 아주캐피탈의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도 함께 인수하게 돼 비은행계열사 확보에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곽: 그렇다면 손태승 회장이 비은행계열사 강화에 집중하는 이유가 멉니까

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금융지주별 비은행부문 수익 기여도를 살펴보면 신한금융지주 38.4%, KB금융지주 32.3%, 하나금융지주 30.3%, 우리금융지주 20.9%입니다.

최근 코로나19 등 대외상황에 따라 저금리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에 예금과 대출 등 은행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비은행부문 수익 다각화가 절실합니다.

곽: 손태승 회장이 은행 의존도를 줄이고 싶다면 이번 아주캐피탈 인수 후에도 대형금융사 인수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윤: 네. 우리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높은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비은행 금융사 가운데 규모가 큰 보험사나 증권사를 인수해야 합니다.

곽: 올해 보험사 매물이 시장에 여럿 나왔는데 손태승 회장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나요?

윤: 최근 KDB생명, 악사손해보험, 라이나생명 등 보험사 매물이 시장에 줄줄이 나오면서 우리금융지주를 유력 인수후보군으로 꼽히긴 했습니다만 손태승 회장은 한차례도 인수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곽: 손태승 회장이 올해 초 푸르덴셜생명에 관심을 보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군요.

윤: 네. 사실 손태승 회장이 보험사 인수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진 않습니다.

보험사들은 2022년 새 회계기준 적용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보험사들의 부채가 늘어나기 때문에 2022년을 기점으로 보험사 인수는 상황을 더 지켜보고 결정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곽: 보험사 인수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본다면 손태승 회장은 증권사 인수합병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는 건가요?

윤: 네. 손태승 회장은 증권사 인수합병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매물을 찾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사들은 증권사 수수료수익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2020년 상반기 수수료수익을 보면 KB증권은 4426억 원, 신한금융투자는 3328억 원, 하나금융투자는 2985억 원, NH투자증권은 4937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곽: 올해 국내 주식시장이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개인투자자가 늘어나며 증권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요. 증권업이 이렇게 호황이라면 매물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윤: 네. 일단 시장에 나온 증권사 매물도 없고 손태승 회장이 눈독을 들일만한 알짜 증권사가 나올 가능성도 희박해 보입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지 않겠냐는 시선도 나옵니다. 종합금융사에서 증권사로 전환해도 10년 동안은 종합금융사 라이선스가 유지돼 몸집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곽: 올해 4월 종합금융사 라이선스가 종료된 메리츠증권이 사용한 방식을 이야기하는 거죠?

윤: 네. 증권사들은 투자금융과 법인대출 등 사업에 연계할 수 있는 발행어음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요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종합금융사는 자본규모와 상관없이 발행어음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업종입니다. 앞서 메리츠증권도 메리츠종합금융에서 증권사로 전환해 10년 동안 몸집을 키워 2019년 말 기준 자본금 3조7843억 원까지 성장했습니다.

곽: 확실히 손태승 회장이 비은행계열사 확보를 두고 고심이 깊어 보이는군요.

예전의 우리금융지주를 떠올려보면 현재 상황이 더 아쉬워 보입니다.

기존 우리금융지주는 2014년 해체되기 전까지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우리투자증권, 우리카드, 우리자산운용 등 다방면에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윤: 네. 손태승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지주는 사실상 2기 우리금융지주입니다. 

기존 우리금융지주는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계열사를 대부분 매각하고 우리은행으로 흡수합병됐습니다. 

이후 2019년 1월 지금의 우리금융지주가 재설립 됐지만 우리은행 순이익이 그룹 내 전체 순이익에 90%에 이르는 등 은행 의존도가 높아 이름뿐인 금융지주사였습니다.

이에 손태승 회장은 2019년 우리금융지주 출범부터 비은행계열사 강화를 주요 과제로 꼽아왔습니다.

2019년 1월14일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공식화하는 자리에서 “당장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인수를 추진한다”고 말했는데요. 

처음 1년 동안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등 소규모 인수합병을 먼저 진행하고 차차 증권사, 보험사 등 대형금융사 인수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곽: 네. 손태승 회장이 우리금융지주를 맡은지 어느덧 2년이 다되어 가는데요. 비은행계열사 확보는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윤: 손태승 회장은 2019년 소규모 인수합병에 나서며 분주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해 우리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을 설립해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인수합병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실제로 이번 아주캐피탈 인수가 올해 안에 완료되면 2020년 첫 비은행계열사 강화의 성과입니다.

곽: 확실히 지난해부터 올해 아주캐피탈까지도 상대적으로 소규모 인수합병만 진행하고 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윤: 문제는 손태승 회장이 대형금융사 인수합병에 나설 만한 실탄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금융지주사가 위험가중자산 평가에 내부등급법을 적용받는 것과 다르게 우리금융지주는 표준등급법을 적용 받았습니다.

표준등극법 적용으로 내부등급법보다 위험자산이 높게 책정돼 자기자본비율이 낮게 평가됩니다.

자기자본비율을 11.5% 이상 유지해야하는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인수합병에 쓸 자본 마련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올해 초 시장에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도 직접 참여하지 않고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에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식의 우회로를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곽: 대형금융사 확보가 시급하지만 인수합병에 쓸 수 있는 돈이 부족했군요. 

하지만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제 자본여력도 생겼으니 대형금융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겠군요.

윤: 네.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1~2% 정도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졌는데 이를 통해 1조6천억 원에서 3조 원 정도 가용자본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에 손태승 회장이 202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대형금융사 인수에 뛰어들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곽: 손태승 회장이 올해 가용자본 확보를 위한 기틀도 마련한 만큼 2021년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계열사 확보에도 탄력을 받을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금융지주 재건을 위해 비은행계열사 확보 말고 또 어떤 게 필요할까요?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완전민영화 이뤄내나?

윤: 손태승 회장이 다른 금융지주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경영자율성 강화가 중요합니다.

곽: 완전 민영화 말이군요. 아무래도 우리금융지주가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시선이 많은데요. 

우리금융지주가 새롭게 출범했는데도 정부 지분이 남아 있는 것이 달갑지 않아 보입니다.

윤: 네. 손태승 회장도 새롭게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만큼 완전 민영화를 이루고 싶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 우리금융지주의 출범과 해체는 모두 정부 지분의 투입과 회수 과정에서 진행됐기 때문인데요. 

정부는 2001년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을 투입했던 한빛은행, 평화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하나로종합금융 등 5개 금융회사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기로 하고 지주회사로 우리금융지주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2014년 우리금융지주 덩치가 커져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일괄 매각이 어려워지자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등을 분리매각하고 우리은행으로 우리금융지주를 흡수합병해 우리금융지주가 해체됩니다.

곽: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금융지주 출범과 해체가 결정됐던 만큼 민영화 이슈를 털어내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겠네요. 

사실상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는 2016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30%를 매각하며 이미 실현됐죠.

다만 예금보험공사가 아직도 들고 있는 지분이 남아있어 ‘완전 민영화’라는 단어를 쓰는데요. 남아있는 지분이 얼마나 됩니까?

윤: 예금보험공사는 아직 우리금융지주 지분 17.25%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82%가량을 회수했지만 여전히 1대주주입니다.

곽: 민영화가 됐지만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군요.

완전 민영화. 손태승 회장 이번 임기에 완료할 수 있을까요?

정부가 올해 상반기부터 남아있는 지분 매각을 시작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윤: 네. 예금보험공사는 보유한 지분을 2020년 상반기부터 3년 동안 2~3회에 걸쳐 최대 10% 내에서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곽: 상반기부터라면 이미 시작됐겠군요..

윤: 아닙니다. 상반기 매각 추진계획은 일단 하반기로 미뤄졌습니다. 

코로나19로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낮아져 계획대로 매각을 추진하면 원금 회수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곽: 코로나19 이후 대부분 금융지주 주가가 빠졌지만 손태승 회장에게는 주주가치 제고 외에도 완전 민영화가 걸려있어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겠네요.

주가가 어느 정도 선까지 회복되야 합니까?

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코로나19 이후 8천 원대로 낮아졌는데요. 

공적자금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1만2천 원대까지는 올라야 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곽: 손태승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도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가부양이 쉽지 않은가 봅니다.

윤: 네. 손태승 회장은 올해 들어 1월, 3월, 4월, 8월 등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보진 못했습니다.

해외투자자 유치를 하려고 해도 코로나19로 해외 기업설명회는 쉽지 않고 자사주 소각은 금융당국이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곽: 과점주주가 추가 지분 투자에 얼마나 관심을 보일지도 중요해 보이네요

윤: 네. 예금보험공사도 9월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을 위해 잠재적 투자처를 대상으로 사전 수요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곽: 앞서 2016년에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30%를 매각할 때 과점주주에 매각하는 방식을 사용했죠. 

우리금융지주 지분은 예금보험공사와 국민연금,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하고도 IMM프라이빗에쿼티,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동양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 7개 과점주주가 3.7%~6%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는 형태가 됐습니다.

윤: 네. 과점주주 참여가 중요한 관건인데요. 예금보험공사는 이번에도 2016년과 유사하게 기존 과점주주와 신규 투자자를 대상으로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을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기존 과점주주가 지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은행이 과점체제 운영 이후 실적을 꾸준히 늘려왔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과점주주 참여를 확신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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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서는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은 우리금융지주 주가 하락으로 각각 1천억 원 가까운 손실을 인식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완전 민영화를 위해서 손태승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주가부양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곽: 네. 잘 알겠습니다. 손태승 회장이 두 번째 임기에서도 우리금융지주 재건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은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임기가 1년으로 매우 짧았던 만큼 이번 임기에서는 우리금융지주 재건에 본격적으로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새롭게 시작한 우리금융지주의 기틀을 잡아 미래 성장 기반을 다져야 손태승 체제를 지속해서 이어갈 수 있습니다.

손태승 회장의 우리금융지주 재건 과정은 앞으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다음 시간에는 손태승 회장이 그리는 우리금융지주의 디지털 청사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CEO톡톡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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