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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지분 상속 과정에서 경영권 다툼 잦아, 1등기업 삼성은 다를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1-02-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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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오너 3남매는 선대의 경영권 불화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을까?

대기업 오너일가에서 대를 이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는 사례가 많은데 삼성은 재계 1위 기업으로서 이들과 다른 길을 갈지 주목된다.
 
대기업 지분 상속 과정에서 경영권 다툼 잦아, 1등기업 삼성은 다를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오른쪽),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왼쪽).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쪽으로 사실상 정리가 이뤄져 경영권 다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미 오랜 기간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반을 아우르고 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일부 계열사에서만 자율경영을 하는 체제가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다만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삼성그룹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에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각각 5.6%로 적지 않은데다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삼성미술관장은 이재용 부회장보다 삼성전자 지분을 많이 들고 있다.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지분이 20조 원 규모에 이르는데 이를 어떻게 나누냐에 따라 오너 3남매가 보유하게 되는 지분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향후 경영권 다툼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지분 상속의 결과를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대기업 오너일가에서 경영권 다툼도 대물림되는 일이 많아 삼성 오너일가의 분쟁 가능성 역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선도 있다.

삼성그룹은 이병철 창업주와 차남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 사이에 벌어진 소위 왕자의 난의 여파로 이창희 전 회장은 물론 장남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까지 경영권 승계에서 배제됐다.

이후 삼성그룹을 물려받은 이건희 전 회장과 이맹희 명예회장은 상속재산을 놓고 소송전을 벌이는 등 불편한 관계를 지속했다. 두 사람이 차례로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이재용 부회장이 이맹희 명예회장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이건희 전 회장을 조문하면서 어느정도 관계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선대가 경영권을 원만하게 승계하지 못한 기업은 다음 세대에서도 갈등을 빚는 일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 사례가 최근 삼촌과 조카 사이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삼촌인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 사이에 경영권 다툼이 진행되고 있다. 박 상무는 박 회장의 형인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박 상무가 1월 공동경영관계가 해소됐음을 선언한 뒤 새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제출하면서 3월 주총에서 표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범금호그룹에서 오너일가 경영권 갈등의 뿌리는 깊다. 박찬구 회장도 형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다툼 끝에 금호석유화학을 떼어냈고 계열분리 이후에도 상당기간 법적 분쟁 등을 이어갔다.

계열분리로 박정구·박삼구·박찬구 삼형제의 금호석유화학 지분 동일보유 원칙이 깨졌기 때문에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의 분쟁의 씨앗이 이전부터 심어져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범금호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갈등은 창업주 세대 때도 존재했다.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와 동생 박동복 전 금호그룹 부회장, 두 사람의 형 박성천씨의 장남 박상구 전 삼양타이어 회장 세 사람이 초기 그룹 경영에 참여하다가 박동복 전 부회장과 박상구 전 회장이 삼양타이어 분리를 요구해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범금호그룹은 창업주부터 창업주의 아들, 창업주의 손자까지 삼대가 경영권 분쟁의 대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최근의 사례로 한진그룹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조양호 전 회장 별세 이후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남매가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반도건설과 사모펀드 KGCI 등 외부세력과 손을 잡았고 조원태 회장은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 부사장의 지지를 얻어 경영권 다툼은 확전양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재는 조원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렛대로 산업은행을 등에 업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여겨진다.

조양호 전 회장도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별세 이후 동생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과 격렬한 경영권 분쟁을 치렀다. 또다른 동생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은 조 전 회장의 편에 섰다. 이들은 재산분할  등으로 수 차례 법정 다툼을 벌였다.

롯데그룹도 대를 이어 형제의 난을 겪었다.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은 동생 신철호 전 롯데 사장,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 각각 횡령·사업적 견해차이·부동산 소유권 등의 문제로 사이가 틀어지며 잇따라 갈라섰다.

이후 신격호 명예회장으로부터 롯데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과 일본 양국을 오가는 대규모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현재는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사실상 정리가 됐다. 

삼성그룹에서 경영권 다툼 가능성은 희박하나 만약 일어나게 되면 이전의 대기업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에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가 될 수 있다. 삼성그룹의 기업규모가 재계 1위인데다 오너 3남매가 들고 있는 지분도 막대하기 때문이다.

2020년 말 기준 이재용 부회장은 재계에서 가장 많은 약 9조 원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도 2조 원으로 재계 12위에 올라 있다.

법정 상속비율대로 이 전 회장 지분을 나누게 된다면 이 부회장은 14조 원으로 1위,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7조 원의 지분을 보유하게 돼 홍라희 전 관장(12조 원)의 뒤를 이어 공동 3위가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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