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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권오갑 유진그룹 유경선, 두산인프라코어 살 이유 있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11-25 14: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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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의 판도가 현대중공업지주와 유진기업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그룹이 맞이할 ‘정기선 오너시대’의 준비를 더욱 탄탄하게 갖춘다는 차원에서,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숙원인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작업을 각각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4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오갑</a> 유진그룹 유경선, 두산인프라코어 살 이유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이번 인수전은 개별 기업의 인수전이 아니라 그룹 차원의 열망이 투영된 승부라는 얘기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유진그룹 가운데 누가 두산인프라코어를 품게 될까?

25일 투자업계 안팎의 시선을 종합해보면 현재로서는 현대중공업지주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금력이다.

인수주체인 현대중공업지주와 유진기업만 놓고 봐도 2020년 3분기 말 별도기준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현대중공업지주는 1838억 원, 유진기업은 513억 원이다.

물론 매물로 나온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의 가치가 8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되는 만큼 두 회사 모두 자력으로는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을 수 없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지주는 재무적 투자자 KDB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와 컨소시엄을 맺은 반면 유진기업은 이번 인수전에서 아직까지는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두 기업집단의 총수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와 관련해 짊어진 무게도 현대중공업그룹쪽이 더 무겁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뒤 그룹의 다른 건설기계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건설기계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공동 딜러망을 구축해 사업적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미래 건설기계기술과 관련한 플랫폼도 공동으로 연구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업적 시너지가 자리를 잡으면 권오갑 회장은 정기선 부사장에게 조선-에너지-건설기계의 3대 축을 갖춘 상태로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영권을 넘겨줄 수 있다.

재계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뒤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적 부담을 고려해 권 회장이 정 부사장과 충분히 상의한 뒤 인수전 참여를 결정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는 않으나 정 부사장이 인수의 실무작업을 도맡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향한 권 회장의 의지는 사업적 필요성뿐 아니라 그룹의 경영권 승계작업과 맞물린 더 높은 차원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물론 아직 유진기업의 인수전 패배를 확실시할 수는 없다.

유진기업은 예비입찰이 진행되던 10월까지만 해도 두산인프라코어를 품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다는 점에서 ‘인수전의 들러리가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다.
 
현대중공업그룹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4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오갑</a> 유진그룹 유경선, 두산인프라코어 살 이유 있다
▲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그러나 본입찰까지 참여하면서 인수전 완주 의지를 보인 이상 유진그룹이 내부적으로 승산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을 수도 있다는 시선이 새롭게 퍼지고 있다.

유경선 회장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복안을 준비해뒀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유진기업이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사모펀드 3곳 가운데 한 곳과 컨소시엄을 결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그룹의 금융계열사 유진프라이빗에쿼티를 활용해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 따르면 유 회장은 평소 글로벌시장 진출을 강조해왔다. 이런 글로벌 진출 의지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강할 것으로 보인다.

유진그룹이 국내 건설시장에서 레미콘 등 건설기자재 공급사업과 건설사업 등으로 나름의 입지를 구축하고는 있으나 그룹 영업이익은 2017년 2303억 원에서 2019년 1638억 원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유 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저성장이 일상화하는 뉴노멀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며 “업종과 국가의 경계가 사라진 세상에서 경쟁력 있는 역량을 보유하려면 지금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도 영업망을 구축한 건설기계시장의 강자다.

유 회장이 그룹의 기존 사업들과 연계한 신사업으로서나 글로벌 진출의 숙원을 이루기 위한 발판으로서 딱 들어맞는 매물이라는 의미다.

유 회장은 이전부터 인수합병시장에서 여러 차례 수완을 보여 왔다. 2006년 대우건설 인수에는 실패했으나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인수에는 성공해 유진그룹의 포트폴리오에 금융사업을 추가했다.

2007년에는 로젠택배와 하이마트를 잇따라 품으며 유진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유통으로 확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아 로젠택배와 하이마트를 다시 매각했으나 2016년 레미콘회사 동양과 2017년 현대저축은행(현 유진저축은행)을 각각 사들이며 몸집을 불렸다.

유 회장은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지분 100%에 1조9500억 원을 베팅하는 등 필요하다면 승부수를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의 가치가 크다고 해서 쉽사리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수를 점칠 수 없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유 회장은 인수합병을 통한 사세 확장에 일가견이 있다”며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서 유진그룹이 규모의 열세를 뒤집고 승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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