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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자외선 공정 태세 SK하이닉스, 한일 갈등에 소재 안정적 확보 절실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0-06-03 1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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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일본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극자외선(EUV) 공정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를 확보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SK하이닉스는 내년부터 극자외선 공정을 기반으로 D램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한국과 일본 무역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산 소재에 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극자외선 공정 태세 SK하이닉스, 한일 갈등에 소재 안정적 확보 절실
▲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극자외선은 기존 반도체 생산에 쓰이던 불화아르곤(ArF)레이저보다 파장이 짧아 더 미세한 회로를 새길 수 있게 하는 광원을 말한다.

포토레지스트는 광원으로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노광 공정’에서 웨이퍼에 도포돼 회로 형성에 기여하는 소재다. 광원에 따라 다른 종류가 사용된다.

3일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4월 일본산 반도체 제조용 포토레지스트 수입규모는 342.8 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269.5 톤 대비해 27%가량 늘어났다.

디스플레이 제조용 소재인 불화폴리이미드의 수입규모도 80.3 톤에서 86.4 톤으로 소폭 증가했다.

일본 정부가 2019년 7월 한국을 대상으로 극자외선 공정용 포토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반도체 제조용 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가지 소재에 관한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SK하이닉스 등 국내 관련 기업들은 새로운 확보망을 찾거나 자체적으로 소재 개발에 나서는 등 대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통계를 보면 불화수소와 비교해 다른 두 소재의 수입량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국산화 및 수입처 다변화가 더딘 것으로 풀이된다. 1~4월 일본산 반도체 제조용 불화수소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수준에 그쳤다.

이렇듯 국내 기업들이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 등 소재 쪽에서 일본에 의존하는 비중이 여전히 큰 가운데 한일 무역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절차를 다시 시작한다고 2일 밝혔다. 세계무역기구의 분쟁 해결절차를 통해 일본 3개 품목 수출제한조치의 불법성과 부당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무역기구를 통해 수출규제조치를 시정하는 데에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 분쟁해결 절차가 완료되기까지 3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는 일본이 먼저 수출규제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최소한 3년 동안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등에 관한 수입이 언제라도 일본 정부에 의해 가로막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도체기업이 3년이라는 기간을 불확실한 소재 확보선에 의존하기는 쉽지 않다. 만에 하나라도 소재를 확보하지 못해 반도체 생산이 중단되면 다시 양산환경을 갖추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막대한 손해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당장 내년부터 극자외선 공정에서 D램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일본 이외에도 다양한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확보망을 갖출 필요가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해외에서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2월 미국의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스타트업 인프리아에 삼성전자, 대만 TSMC와 함께 투자자로 참여했다. 인프리아의 포토레지스트는 TOK, 신에츠화학, JSR 등 일본 기업이 생산하는 것보다 빛을 더 잘 흡수해 5나노 이하 미세공정에 더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SK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 만큼 SK머티리얼즈 등 소재전문 계열사에서도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자급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SK머티리얼즈는 고순도 불화수소 양산을 추진하는 가운데 2월 금호석유화학의 전자소재사업부를 인수했다. 이 사업부는 포토레지스트와 관련 소재들을 생산해 왔는데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관련 특허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가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확보선을 다변화하는 등 얼마나 안정적으로 극자외선 기반 D램 양산체제를 갖추는지에 따라 향후 메모리반도체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D램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1분기 D램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4.1%, 29.3%를 차지했다. 마이크론은 22.3% 수준에 머물렀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업계 최초로 극자외선 공정에서 D램을 양산하면서 다른 기업들과 차이를 더 크게 벌릴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극자외선 공정에서 만들어진 D램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반도체 성능과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이 높아지고 제품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생산성도 개선된다. 4세대 10나노급(1a) D램은 1세대 10나노급 D램보다도 12인치(300mm) 웨이퍼당 생산성이 2배가량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도 2021년 초부터 4세대 10나노급 D램에 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마이크론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달리 극자외선 공정에 관한 뚜렷한 투자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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