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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에 손 더 벌려야 하는 두산중공업, 박지원 매각목록에 뭘 넣을까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4-06 14: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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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이 채권단에 내놓을 자구안에 보유자산이나 사업부문 매각도 넣을까?

6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최근 확정된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1조6천억 원어치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단기차입금 상환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채권단에 손 더 벌려야 하는 두산중공업,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15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지원</a> 매각목록에 뭘 넣을까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

채권단이 공동으로 두산중공업에 1조 원을 투입해 5월4일 옵션 행사가 가능해지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전환상환을 지원하고 수출입은행이 24일 만기의 외화공모채 6천억 원도 대출전환을 승인했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2020년 별도기준 단기차입금이 3조8142억 원에 이르는 반면 2019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은 3458억 원에 그친다.

두산중공업의 별도 영업이익은 최근 3년 평균 1662억 원에 불과했으며 2019년만 놓고 보면 877억 원에 그친다. 이 정도의 현금 창출력이라면 자력으로는 차입금 상환이 불가능에 가까우며 1조6천억 원의 지원과 별도로 채권단에 손을 더 벌려야 한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했던 수준에 버금가는 고강도의 자구안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경영진의 사재 출연이나 인건비 절감 수준을 넘어 두산중공업의 자회사나 자체사업을 분할 매각하는 내용을 자구안에 담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두산중공업이 2019년 말 별도기준으로 보유한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의 합계 가치는 4조1188억 원에 이른다. 물론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면 모든 자산을 매각할 수는 없다.

두산중공업은 앞서 3월3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3년까지 가스터빈, 풍력터빈, 수소사업, 발전소 관리솔루션 등 신사업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사업들은 매각대상으로 볼 수 없다.

채권단이 두산중공업 지원의 이유로 ‘기간산업에 미칠 영향’을 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발전소 관련한 사업도 매각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박 회장이 매각할 수 있는 사업은 플랜트EPCBG(비즈니스그룹)의 해수 담수화사업과 플랜트사업(두산메카텍), 원자력BG의 주단조사업 정도가 남는다. 두산중공업의 발전소 관련사업을 주기기 제작만 남긴다면 발전소EPC(일괄도급)사업까지도 매각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두산중공업의 사업들이 매각대상으로 시장에 나왔을 때 실제 가치가 어느 정도로 평가될지가 문제다.

두산중공업의 현재 주력사업들은 현금 창출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 차입금 상환부담으로 입증되고 있다. 사업들이 보유한 유형자산의 가치는 장부대로 평가되겠지만 무형자산의 가치는 저평가 여지가 다분하다.

박 회장의 매각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진다면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박 회장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구계획을 세울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다만 두산중공업이 지난해만 두 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했기 때문에 추가 유상증자는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올 공산이 크다. 현재 주가가 액면가인 5천 원보다 아래에 있어 유상증자는 주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박 회장이 두산중공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추가 발행을 고려할 수도 있다. 두산중공업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 한도를 2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늘리는 안건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채권단의 추가 지원이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투자심리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주가가 이율 이상으로 오르지 않는다면 그대로 차입금이 된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상환부담 가운데 5천억 원이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옵션행사 대응금액이다.

박 회장이 두산중공업 자체사업의 매각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회사의 매각을 결정할 수도 있다. 실제 두산건설의 매각은 이미 업계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말 기준으로 두산건설의 장부가액을 8266억 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매각은 이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두산건설이 1조7632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부채비율이 311.3%에 이를 만큼 재무구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두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두산위브’는 평가가 나쁘지 않으나 국내 주택사업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저평가 요인이라는 말도 나온다.

박 회장이 두산중공업의 두산인프라코어의 보유지분 매각을 결정하는 것은 채권단이 원하지 않을뿐더러 현실성도 낮아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와 자회사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의 최대 현금 창출원(캐시카우)이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의 두산인프라코어 지배력을 끊는 정도의 구조조정만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의 장부가액과 지분가치의 괴리가 크다는 점도 매각의 현실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는 장부가액이 1조4835억 원에 이르지만 3일 장 마감가격을 기준으로 한 실제 지분가치는 3024억 원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이 제 값을 받기가 어렵다.

결국 박 회장이 두산건설 매각 이후 선택할 수 있는 자구안은 두산중공업의 사업부문을 분할해 매각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마저도 사업을 어디까지 매각해야 할지를 놓고 고심해야 한다.

두산중공업이 자구안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런 어려움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건설 매각을 포함해 어떤 자구계획도 아직 확실하게 세워진 것이 없다”며 “자구안은 우리가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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