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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지주 고배당 필요한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부진에 부담 커져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  2020-02-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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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이 정유업황의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현대오일뱅크를 바라보며 속이 타게 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고배당정책을 계속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데 현대중공업지주 실적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오일뱅크가 실적 부진을 겪게 되면 고배당정책을 놓고 그만큼 부담이 커지게 된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23일 현대중공업지주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2017년 이후로 현대오일뱅크의 배당이 계속 줄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7년 중간배당 1200원과 결산배당 1400원을 포함해 보통주 1주당 26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그러나 2018년에는 중간배당 없이 결산배당만 1천 원을 배당했고 2019년에는 결산배당마저도 830원으로 줄었다.

현대오일뱅크가 실적 부진 탓에 배당 가능한 이익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2017년 1조1378억 원에서 2018년 6610억 원, 2019년 5220억 원으로 대폭 후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실적에서 현대오일뱅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영업이익 기준으로 통상 80% 수준이다. 특히 현대오일뱅크의 배당은 곧 최대주주 현대중공업지주의 배당과도 직결되는 요소다.

권 회장은 현대중공업지주의 고배당정책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데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부진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고배당을 놓고 현대중공업지주는 지주회사의 특성상 시설투자 등의 자금 소요가 없기 때문에 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배당하는 것이고 이는 주주친화정책의 실천 의지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의 고배당정책이 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부진으로 지난해 이익이 감소했지만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과 마찬가지로 2019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만8500원의 배당을 실시한다. 게다가 앞으로 3년(2020~2022년) 동안 배당성향을 70% 이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30년 가까이 이어 온 전문경영인체제를 마무리하고 다시 오너경영인체제로 돌아가기 위한 승계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배당은 정몽준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와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 자금줄과도 같다.

보통주 1주당 1만8500원을 기준으로 두 오너의 배당수익은 931억1784만5500원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이 수준의 배당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정 부사장이 정 최대주주의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25.8%를 물려받기 위해서는 10년가량이 걸릴 것이라고 증권가는 바라본다.

물론 정 부사장이 당장 정 최대주주의 지분을 모두 물려받지 않고 차후 지분을 상속할 때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권 회장은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개선을 위해 국제해사기구의 선박연료유 황함량 규제(IMO2020)의 효과가 본격화되기를 고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규제는 선박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 상한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것이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황함량이 높은 벙커씨유 등 고유황유(HSFO) 대신 황함량이 낮지만 가격이 비싼 저유황유(LSFO)를 사용하는 것이 꼽힌다.

규제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됐지만 선주사들이 미리 저유황유 재고를 비축해둔 탓에 아직 저유황유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지는 않다. 

현대오일뱅크는 일일 원유 정제량이 65만 배럴로 국내 정유사들 가운데 가장 적다. 그러나 고부가제품을 생산하는 비율인 고도화율은 40.1%로 가장 높다. 국내 정유4사 가운데 유일한 40%대 고도화율이며 글로벌 차원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저유황유의 수요가 늘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도 그만큼 클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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