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업무보고의 화끈한 '신상필벌', 누구는 재미있고 누구는 식은땀 흐른다
이재명 업무보고의 화끈한 '신상필벌', 누구는 재미있고 누구는 식은땀 흐른다
이재명 대통령의 '생중계 업무보고'가 연일 화제를 낳고 있다.고위 공직자들을 국민 앞에 세워두고 묻고 따지는 방식이 국정의 투명성을 높일 뿐 아니라 질책과 격려를 통해 공무원 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행정 점검을 넘어서 불필요한 논란을 낳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산업통상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기후에너지환경부·기상청·원자력안전위원회·행정안전부·경찰청·소방청·인사혁신처 및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생중계 부처별 업무보고는 이날 4일째 진행됐다. 업무보고는 오는 19일까지 계속 이어진다.대통령이 고위 공직자들에게 가감 없는 질문을 던지며 즉답을 요구하는 모습이 국민적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이 대통령 역시 이러한 반응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 대통령은 16일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업무보고에서 '(업무보고가) 넷플릭스보다 재밌다는 설이 있다'며 '국정에 국민 관심이 많아진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업무보고 과정에서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매서운 질문 앞에서 어설프게 둘러댄 공무원에게는 매서운 질타가 떨어졌고, 성과를 냈거나 업무를 잘 숙지하고 있는 공무원에게는 박수가 돌아갔다.질타를 받은 공직자로는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대표적으로 곱힌다.이 대통령은 12일 국토교통부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어디서 본 것인데 (출국 검색 때) 달러를 1만 달러 이상 못 가져가게 되는데 (수만 달러를 책 사이에다가) 책갈피처럼 끼워서 나가면 안 걸린다는 주장이 있던데 실제로 그런가'라고 물었다.이 사장은 그러자 이 사장은 '저희가 보안 검색하는 것은 유해물질을 주로 검색을 하고 있다. 칼이라든지 총기라든지'라고 질문의 취지와 어긋난 답변을 내놨다.이 대통령은 이후 이 사장에 재차 질문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비슷한 답변과 정적이 이어지자 '참 말이 길다. 가능하냐, 안 하냐 묻는데 자꾸 옆으로 샌다'며 '지금 다른 데 가서 놀고 있나'라며 질책했다.이 사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사장은업무 보고 이틀 뒤인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억울함'을 주장했다.이에 이 대통령은 1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업무보고에서 이 사장의 언행을 거론하며 '이 자리는 행정을 하는 자리고 (대통령이) 지휘하고 명령하고 (부처 등은) 따르는 행정영역'이라며 '권한을 행사하고 온갖 명예와 혜택를 누리면서 책임을 다 안하는 것은 도둑놈 심보'라고 지적했다.반면 정책 성과를 낸 공무원을 불러세워 박수를 보내며 격려했다.이 대통령은 16일 보건복지부 등 업무보고에서 '식약처는 전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불이 났을 때 별도 시스템을 만들어서 민원 처리를 했다고 하던데 그 담당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김익상 정보화담당관'이라고 답했고, 이 대통령은 김 담당관을 불러세워 '아주 훌륭하게 잘 처리했다. 박수 쳐달라'고 말했다.변상문 농림축산식품부식량정책관(식량국장)은 이 대통령이GMO(유전자재조합생물) 콩의 수입 규모와 국내 생산량 등을 묻는 '기습 질문'에 정확한 수치로 대답해 '콩 GPT'라는 별명도 생겼다.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5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업무 보고와 관련해 어떤 곳이 가장 준비가 잘 되었는지 묻는 참모들의 질문에 두 부처를 꼽았다'며 '(하나가) '콩GPT'라는 별명을 얻으며 세간의 주목을 끈 농림축산식품부 식량국장의 준비된 답변이었다'고 알렸다.이 대통령의 이러한 '신상필벌'식 업무보고를 두고 여당은 '투명한 국정'이라고 평가했다.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업무보고를 두고 '윤석열식 밀실 국정을 단호히 벗어나 국정 전 과정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분명한 결단과 의지'라며 '왜 국민주권정부인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반면 야당은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국민의힘 의원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망신 주기'라고 비판했다.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모욕을 주는 모습은 대통령의 품격에 전혀 맞지 않는다'며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에게 더 이상 버티지 말고 나가라는 무언의 압력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여야 정치권의 이런 평가와 별도로, 이러한 행정 공개이 바로 '이재명 스타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회의를 전면 공개하면서 공개적 격려와 질타를 통해 공무원 사회를 이끌어 왔다. 그러면서 매번 신상필벌을 강조했고 또 실제 이는 공무원 인사에 그대로 반영됐다. 이를테면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민원을 SNS에서 실시간으로 공개 처리하는 'SNS시민소통관' 제도를 운영하기도 했다.2012년 8월1일부터 시작된 '시민소통관제'는 부서별 총 135명이 SNS로 접수된 민원을 실시간 답변하고 불편사항을 해결하는 제도다. 성남시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기존 민원 접수 과정에서 거치던 부서 전달과 부서장 결재 등 행정 절차를 생략해, 통상 1~2주가 소요되던 민원을 하루 만에 처리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높였다.'SNS 시민소통관' 제도는 2013년 11월 안전행정부 장관상을 받으며 좋은 평가를 얻었다.'이재명 스타일' 업무보고에 공무원 당사자들로부터도 '오히려 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무 방향이 '명확'해진다는 것이다.12일 교육부 업무보고를 마친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15일 YTN라디오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생중계 업무보고를 마친 소감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저희가 업무 보고 준비할 때 이렇게 근사한 정책 이런 거에 자칫 현혹되기 쉬운데, 그런 것보다는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본질을 추구하기 위한 교육부의 책임은 무엇인지, 그런 거에 더 역점을 두어 보고를 드리려고 했다'며 '보고를 하고 나니까 정책의 우선순위라든지 어떻게 실행해야 될지 그런 거에 대해 조금 더 명확하게 잡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물론 이러한 업무보고 방식이 장점만 갖는 것은 아니다.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가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이 대통령은 12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이른바 '환빠(환단고기를 연구하는 이들) 논쟁'을 거론하며 '특별히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하느냐'고 물었다. 박 이사장이 '역사는 사료를 중심으로 한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그럼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닌가, 증거가 없는 건 역사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이와 관련해 한국고대사학회(회장 여호규)와 한국역사연구회(회장 박종린) 등 국내 역사·고고학회 48개 단체는 17일 성명서에서 '명백한 위서인 환단고기를 바탕으로 한 사이비 역사는 부정선거론만큼이나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왜곡하는 뉴라이트 역사학과 일맥상통한다'며 우려의 뜻을 표시했다.이와 별도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재정 개혁,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한전 발전자회사 구조 등 대형 이슈들이 등장했지만 업무보고 과정이라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이러저런 평가 속에서도 이 대통령은 지금과 같이 정부 업무보고를 생중계로 공개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이 대통령은 17일 산업통상부 등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직접 민주주의가 점점 강화해 가지 않냐.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적 소양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 대중들은 집단지성을 통해 다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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